CD금리 ETF로만 6조 흡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삼성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인 KDOEX의 총 순자산이 50조 원을 넘겼다. ETF 점유율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격차를 늘리면서 연초부터 순항하는 분위기다.

1위 수성 비결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ETF였다. 반년 만에 6조 원 이상의 자금을 흡수해 선도 기업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내부적으로 ETF 부서에 힘을 실어줘 '초격차'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30일 연합인포맥스 ETF 기간등락(화면번호 7107)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ETF 총 순자산은 50조2천752억 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총 순자산은 46조981억 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하반기에도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 간의 격차는 일정 수준 유지돼 왔다. 6개월 전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의 ETF 총 순자산은 각각 41조6천361억 원, 38조1천581억 원이었다. 시장 점유율로는 각각 40%, 37%이었다.

일시적으로 점유율이 밀린 적도 있었다. 작년 8월 말 삼성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이 30%대로 잠시 하락했던 게 대표적이다.

삼성운용 입장에선 충격적인 성적표였다. 2020년까지만 해도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유지하며 선도 기업이라는 지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 ETF 상장을 이끈 것은 물론, 아시아 최초로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출시한 곳도 삼성운용이었다. 과거 상징성을 고려하면 내상을 입을만한 결과였다.

ETF 시장이 급성장한 점도 점유율 하락에 한몫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등 중대형 운용사들의 순자산이 크게 늘자 ETF 시장 규모도 그만큼 커졌다. ETF 시장 총 순자산은 지난 29일 기준 124조3천753억 원으로 6개월 전(102조226억 원) 대비 22조 원 이상 늘었다.

그랬던 삼성운용이 CD금리 ETF로 반전을 도모했다.

지난 6월 삼성운용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를 선보였다. CD금리 91일물을 추종하는 이 ETF는 100만 원대라는 이례적인 시초가를 앞세웠다. 미세한 CD금리 변화를 가격에 반영하겠다는 의도였다. 가격대가 촘촘하니 호가 스프레드도 벌어질 여지가 적어 거래 비용을 줄인다는 장점도 갖췄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 기관들도 CD금리를 활용하는 추세다. 환매조건부채권(RP)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CD금리 ETF를 사들여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얻는 식이다.

이에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 순자산은 크게 늘었다. 작년 7월 말까지만 해도 순자산 5천억 원대에 머물렀던 이 ETF는 현재 순자산 6조8천억 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순자산 1위인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7조2천658억 원)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이외에 삼성운용은 내부 조직을 정비하며 본격적인 ETF 경쟁을 예고했다.

작년 말 삼성운용은 ETF사업부문장으로 하지원 부사장을 선임했다. ETF사업부문을 이끄는 임원 직책을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격상해 부서 무게감을 달리했고, 홍콩 법인에 이어 뉴욕 법인도 ETF사업부문에 편입해 ETF 글로벌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운용업계 비즈니스가 ETF로 쏠린 지 오래다. 대형사의 경우 ETF로 수익을 내고 있어 드라이브를 걸 요인은 충분하다"며 "자산배분부터 퇴직연금까지 다양한 경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ETF)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KO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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