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국 달러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섰다.

유로-달러 환율 틱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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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3월에 금리인하를 할 정도로 충분한 확신이 없다며 인플레이션 하락세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해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일부 식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31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7.162엔으로 전일 뉴욕장 마감가 147.611엔보다 0.449엔(0.30%)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8081달러로, 전거래일 1.08447달러보다 0.00366달러(0.34%) 내렸다.

유로-엔 환율은 159.04엔으로, 전일 160.07엔보다 1.03엔(0.64%)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409보다 0.21% 오른 103.630을 기록했다.

이날 시장 참가자들은 1월 FOMC 결과에 주목했다.

연준은 이날 통화정책 성명에서 연방기금금리(FFR) 목표치를 5.25%~5.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FOMC는 성명서에서 "위원회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이 더 나은 균형 상태로 이동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라는 평가를 추가했다.

또 "연방기금금리 목표치의 어떤 조정(any adjustments)이든 이를 고려할 때 위원회는 입수되는 지표와 전개되는 전망, 위험 균형을 신중히 평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기존에 "위원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적절할 수 있는 어떤 추가적인 정책 강화의 정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 통화 정책의 누적된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시차, 경제 및 금융 변화를 고려할 것이다"라는 표현을 수정한 것이다.

'어떤 추가적인 정책 강화'에서 '어떤 조정'으로 범위를 넓히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췄다.

제롬 파월 의장은 3월 금리인하 기대에 선을 긋고,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 목표치로 향한다는 확신이 있어야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대부분의 연준 위원이 올해 어느 시점에 기준금리를 내리는 데 동의했다"면서도 "금리인하를 너무 서두르면 인플레 경로가 뒤집힐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를 내리려면 인플레이션 완화가 지속돼야 한다는 더 강한 자신감이 들어야 한다"며 "우리는 조금 더 좋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금리인하가 너무 이르거나 늦지 않게 리스크를 관리하는 모드로 들어갔다"며 "3월까지 금리인하를 충분히 자신하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를 줄이는 것에 대해 "3월 회의에서 심도깊은 논의를 할 것"이라고 언급해 향후 양적긴축(QT)에 대한 조절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이에 3월 금리인하 전망은 급격히 줄었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서 미 연준의 3월 25bp 금리인하 확률은 34.5%로 낮아졌고, 금리 동결 확률이 64.4%로 높아졌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088달러대로 고점을 높인 후 1.079달러대로 급락했다.

연준이 첫 금리인하 시점을 두고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났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인하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루이스 귄도스 ECB 부총재는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늦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개인적인 추정으로는 긴축된 금융 여건의 큰 부분은 아마도 3분의 2 정도는 실물 경제에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1월 인플레이션이 크게 완화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독일 연방통계청(Destatis)은 독일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21년 6월 2.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엔 환율은 147엔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146엔대로 낮아졌다.

일본은행(BOJ)이 공개한 이달 금융정책결정회의 의사록 요약본에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 조건이 충족됐다는 언급이 나오면서 일본의 긴축 전환이 한 발 가까워졌다. 이는 엔화 강세 요인이다.

한 위원은 "올해 봄 임금 인상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경제활동과 물가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라며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하면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 등 정책 개정을 위한 조건이 충족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원들은 "앞으로 한 두 달 정도 노토반도 지진의 영향을 모니터링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평가하고 나면,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수 있는 시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캐나다의 지난해 11월과 4분기 GDP 성장률이 높게 나오면서 금리인하 기대가 약간 후퇴했다.

캐나다통계청에 따르면 캐나다의 지난해 11월 GDP 성장률은 0.2% 증가했다. 아울러 캐나다 경제는 지난해 4분기에 0.3% 성장했고, 2023년 전체 GDP는 1.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캐나다중앙은행(BOC)도 금리인하가 급할 것이 없다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달러-캐나다달러 환율은 한때 1.333 캐나다 달러까지 하락, 캐나다달러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 FOMC 결과 발표 이후 달러-캐나다달러 환율은 다시 1.344달러대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들의 정책 변화에 주목하며 통화별 흐름을 살피고 있다.

크리스 터너 ING 통화 애널리스트는 "미국 지표를 고려할 때 시장이 올해 가격에 책정된 약 130bp 인하보다 더 많은 금리인하를 압박할 가능성은 낮으며, 이는 달러화에 중립적,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주된 메시지는 즉각적인 조치가 논의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벨웨더 웰스의 클라크 벌린 사장은 "금리 동결은 놀랄 일이 아니었다"며 "투자자들의 주요 질문은 그것이 얼마나 오래 걸릴 것인가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때까지 금리인하를 자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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