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국 1월 소비자 물가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국 국채 가격이 동반 급락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끈적한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더 미뤄질 것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특히 장기물보다 중단기물이 더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통화정책에 대한 민감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일중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13일(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15.42bp 급등한 4.320%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19.83bp 튀어 올라 4.666%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9.43bp 뛴 4.465%로 마쳤다.

10년물과 2년물 간 역전폭은 전날의 -30.2bp에서 -34.6bp로 축소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국채 투자자들이 대거 투매에 나섰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월 CPI는 전월보다 0.3% 올랐다. 이는 직전월 수치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 0.2% 상승보다 높은 수준이다.

1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 상승했다. 이 또한 WSJ 예상치 2.9% 상승보다 더 가파른 상승률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월가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1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기 대비로는 3.9% 상승했다. 모두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결과다.

소폭이지만 1월 CPI가 예상치를 웃돌자 채권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CPI 결과가 나온 직후 순식간에 중단기물은 10bp 넘게 튀어 올랐고 상승폭을 확대하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1월 CPI 결과로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5.5%의 기준금리 환경에도 물가가 오르고 경기도 탄탄하게 유지됨에 따라 굳이 빠르게 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연준 안팎에서 퍼지고 있다.

Sit인베스트먼트어소시에이츠의 브라이스 도티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월 근원 CPI가 예상치를 웃돌았고 지금으로선 연준의 금리인하가 '메뉴에서 빠졌다'"며 "하반기 이전에는 금리인하를 기대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건캐피털의 스카일러 바이난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월 CPI는 연준이 5월이나 6월이 지나서야 금리인하를 시작하도록 압박할 것"이라며 "완전 고용과 강한 경제 성장세,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금리인하를 지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재산정하느라 바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이날 장 중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은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8.5%까지 떨어트렸다. 사실상 3월 인하 가능성은 물 건너갔다고 본다는 뜻이다.

시장에서 유력하게 여기던 5월 인하 가능성도 32.8%까지 떨어졌다. 인하하더라도 25bp 내리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30.6%로 상승했다.

그나마 6월 인하 가능성은 시장이 75.8%로 유지하고 있지만 지금 추세로 경기 지표가 나온다면 이 수치 또한 얼마든지 내려갈 수 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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