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테마 핵심은 주주환원…2세대 결국 주주환원 강화할 수밖에"
"중소형주 개선 폭 커질 것…세제 문제 해결해야"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중소가치팀장
출처: 한국투자신탁운용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으로 주식 저평가 해소가 화두로 떠오른 만큼 주주환원이 크게 이루어지는 종목 중심으로 주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저 PBR(순자산주가비율) 주식 중 중소형주 비중이 큰데, 사회 및 제도적 변화로 이들 종목에서 큰 개선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22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주주환원 세미나에서 "미국 주주가치 제고 역사는 100년 정도인데, 주주환원율은 90%로 지나치게 극단적인 수준이라고 하지만 이게 사회적 표준이 됐다"면서 "(국내) 주주환원을 두고 일시적이냐 아니냐를 두고 의문이 들 순 있지만 점점 사회적 표준으로 자리하는 초기 단계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이 MSCI 이머징 마켓에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는데, 중국 주식의 불투명성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미국 연기금을 비롯해 다른 쪽으로 투자처를 돌리고 있다"면서 "한국은 그 대안으로 크게 부각되고 있다. 경기가 좋아진다면 주주환원 주식이나 가치주들도 추가로 오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현재 한국 증시는 주요국 대비 저평가를 크게 받고 있다.

한투운용에 따르면 국내 증시 PER(주가수익비율)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신흥국 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PBR 측면에서도 한국은 0.99로 전 세계 평균 PBR인 2.8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요인으로는 크게 투자 문화 등 사회적 변화, 제도적 변화, 오너 세대교체 등이 꼽혔다.

김기백 한투운용 중소가치팀장은 "적극적인 투자자 행태인 주주행동주의가 활발해졌다. 소액주주연대 등을 통해 일반투자자도 상당수 표를 모을 수 있게 됐다"면서 "과거에는 앨리엇 등 헤지펀드가 단기적인 이슈를 던지고 그 과정에서 차익 실현하는 모습 보였다면, 지금은 국내 기관들과 개인들의 연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금융시장 선진화에 대한 의지 역시 해소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MSCI 선진국 편입 등은 물론, 배당액이 먼저 확정되는 배당 절차 선진화, 의무 공개매수 제도 도입 등 제도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기업 역시 주주환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오너의 세대교체 역시 전환점 중 하나로 거론됐다.

김 팀장은 "1세대 오너가 경영권 행사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면서 "대부분 70대로 현재 생물학적 한계에 달했기에 (세대교체로) 많은 지배구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2세대는 아버지와 다른 환경 속에서 성장해왔다"면서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자본정책을 꾀할 수 있고, 결국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그런 흐름이 기업 결정 요인을 바꿀 수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중소형주에서 이 같은 변화가 크게 일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김 팀장은 "일본이 엔저로 인한 수출 성과로 대기업 중심으로 올랐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PBR 관점에서는 중소형주가 훨씬 많이 올랐다"면서 "(국내) PBR 1배 이하 종목 비율을 보면 중형주는 56%, 소형주는 75%가량 차지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세대교체가 거의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증여세 등 일부 세제 개편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김 팀장은 "세금 망명이란 표현이 있을 정도로 그 부담이 커 이를 줄이고자 캐나다, 싱가포르로 많이 옮기고 있다"면서 "고용을 통해 근로소득세가 늘어나고 그 매출이 늘어나는 게 증여세 등에서 감소하는 폭보다 더 클 것"이라고 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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