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환 대표 사임에 정경수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
박용명 부사장, 자산운용 부문 이어 마케팅도 총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DB자산운용의 대표가 12년 만에 교체된다. 그간 DB운용을 이끌던 오재환 대표가 물러나면서 정경수 LDI 부문대표가 새로 지휘봉을 잡게 됐다.

동시에 자산운용 부문을 담당하던 박용명 부사장이 마케팅 부문까지 아우르는 등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중소형사와 대형사 모두 넘나들었던 박 부사장인 만큼, 이번 변화를 계기로 DB운용이 대형 종합운용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오 대표는 최근 DB운용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뜻을 이메일로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DB운용 관계자는 "오재환 대표의 임기가 만료돼 이번에 사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 대표가 사임하면서 DB운용은 정경수 LDI(부채연계투자) 대표의 단독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앞서 DB손해보험 자산운용 부문 사장을 맡았던 정 대표는 작년 말 DB운용의 LDI 대표로 선임됐다.

DB운용 입장에서 이번 대표 교체는 12년 만에 겪는 큰 변화다.

오 대표는 1988년 쌍용투자증권 애널리스트로 입사한 뒤 노무라증권, 세이에셋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등 셀과 바이 사이드를 넘나들며 업력을 쌓은 인물이다. 2012년부터는 DB운용 대표를 맡아 지금까지 이끌어 온 장수 CEO기도 하다.

12년 동안 안정적으로 DB운용을 이끌었으나, 그룹 차원의 움직임이 작년 하반기부터 감지됐다.

최대 주주인 DB금융투자의 지분(55%)에 더해, DB손해보험이 시중 및 지방은행들의 DB운용의 지분(44.67%)을 인수하면서 DB운용은 그룹 품에 안겼다. 이후 DB운용은 올 초 28조 원의 보험사 자산을 이관받아 운용자산(AUM) 42조 원의 중대형 운용사로 거듭났다.

AUM이 클수록 운용사는 규모의 경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자산을 사들일 때 협상력이 되는 것은 물론, 기관 등 고객 자산을 받을 때도 AUM이라는 정량 지표가 활용되곤 한다.

여기에 보험사 자산 이관으로 운용 전문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외부위탁관리운용(OCIO) 사업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의 운용사들이 그룹사로부터 자산을 이관받은 이유기도 하다.

동시에 DB운용은 분위기 쇄신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 3월 DB운용은 자산운용 부문을 신설해 박용명 부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자산운용 부문을 이끌던 박용명 부사장이 이번에 마케팅 부문까지 총괄하게 되면서 운용사 전반을 통합 관리할 예정이다.

박 부사장은 유진자산운용을 거쳐 삼성운용 인덱스운용팀장, 한화운용 유가증권부문장, 우리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등을 두루 거치며 대부분의 자산을 다룬 바 있다. 높은 자산 이해도는 물론, 중소형사와 대형사 모두를 경험한 그의 이력을 고려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 이관 및 내부 정비 등을 통해 DB운용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그룹사 자산 이관을 통해 덩치를 키우는 것은 이젠 하나의 흐름이 됐다"면서 "그간 규모가 뒷받침되지 못해 시도할 수 없었던 비즈니스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재환 DB자산운용 대표(왼쪽)와 정경수 신임 경영대표(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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