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정부가 '기업 밸류업(value-up)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실망 우려가 커지자 단기 정책이 아닌 중장기 과제임을 강조하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최근 들어 국내 주식 시장이 밸류업 지원과 관련해 상승세를 보였고 이에 지원방안 발표 후 수혜 종목들의 하락이 현실화하자 주요 당국 관계자들은 이번 밸류업 관련 정책을 긴 호흡으로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밸류업 지원방안은 오늘 발표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본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밸류업 지원 방안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단어가 없어질 때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지속적·단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축사하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2024.2.26 nowwego@yna.co.kr

 

금융위원회는 이날 유관기관과 함께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를 열고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적극적으로 주주에 배당한 기업에 법인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주는 안이 이날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번 지원안에는 담기지 않았다.

이에 세미나 참석한 주요 참석자들도 이번 밸류업 방안이 중장기 과제임을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기업경영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긴 호흡을 갖고 중장기적 과제로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 밸류업은 어떤 한두 가지 조치로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기업과 투자자, 정부가 함께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지속해 노력해야 하는 과제"라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의 경우도 지난해 3월 시행된 이후 1년 경과 후 도쿄거래소 밸류업 공시는 28%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김 위원장은 "국민 여러분께서도 긴 호흡으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지켜봐 주시고 성원해 주시기를 당부한다"며 "정부도 세제 개선, 상법 개정 등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역시 이번 밸류업 지원방안을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인정되는 때까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적 시각에서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밸류업 지원방안을 긴 호흡으로 가져가고자 전담 추진체계를 마련했다.

이달 중으로 한국거래소 내 1부 2팀 규모의 전담 부서를 신설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모니터링과 평가, 자문 지원, 인센티브 지원 사업 운영 등을 총괄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기업 가치 개선을 위해 금융 당국이 상장 기업에 정책을 강제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강제성보다는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하도록 정해졌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자율에 맡기는 권고 형태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꾸려진다면 차익 매물이 나올 공산이 크다며 특히 밸류업 프로그램 논의 이후로 한국 증시에 대규모로 들어온 외국인이 다른 행보를 보일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강제성을 띤 정책이 아닌 만큼 향후 발표예정인 구체적인 세제 지원안이 밸류업 진행에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유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세제 지원안을 마련해 추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현금 배당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의 주주환원에 대한 세제 지원안이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총리는 "상반기 중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세제지원 방안은 준비되는 것부터 발표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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