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주관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 참석해 박순혁 작가의 발언을 듣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공매도와 기업 밸류업 등을 논의한다. 2024.3.13 nowweg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개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13일 개최된 공매도 토론회에는 방청객 수십명과 취재진이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공매도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진 탓인지 토론회에선 개인 투자자 측 패널들의 격앙된 목소리가 오가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 측 패널들은 금융당국이 이미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공매도 관련 의혹을 재차 제기하며 당국의 조사를 요구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을 공동으로 개최하고 공매도 제도를 주제로 논의를 벌였다.

금감원이 공매도와 관련해 개인투자자들과 함께하는 토론회 자리를 마련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토론회 개최 전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현장에는 대학생 등으로 이뤄진 방청객 30여명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고 업계·학계 전문가 패널과 취재진이 한데 모이며 북적였다.

사회는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의 전석재 대표가 맡아 이목이 집중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황선오 금감원 금융투자 부원장보, 양태영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등 당국 책임자들도 토론회 내내 자리를 지켰다.

개인 투자자를 대변해 패널로 나온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현행 공매도 제도가 기관·외국인에게 유리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며 연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작가는 "공매도의 가격발견 기능이 작동하기 위해선 공정한 공매도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유동성공급자(LP)·시장조성자(MM)의 시장교란 행위가 의심되는 상황인 만큼 이들에 대한 공매도 허용을 잠시 중단하고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선오 금감원 금융투자 부원장보 "지난해 실시한 LP 공매도 점검 결과 불법 공매도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며 "(개인 투자자 측에서) 구체적으로 말씀 주신 부분은 나중에 조사해보겠다"고 말했다.

공매도 수탁 규모가 커 개인 투자자들에게서 '불법 공매도 창구'라는 오인받는 신한투자증권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박 작가는 신한투자증권에서 나온 전문가 패널의 발언 때마다 "말이 안된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가로막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자인 전 대표가 "발언 기회가 올 때 다시 말씀해달라"며 중재에 나서며 진땀을 뺐다.

박 작가와 정 대표는 신한투자증권이 직접전용주문(DMA·Direct Market Access)을 통한 알고리즘 프로그램 매매로 수익률을 높이고 그 과정에서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거래소도 주주가 증권사인 만큼 이같은 불법을 방치하고 있다"며 근거가 부족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신한투자증권 측이 불법 공매도 의혹을 부인하며 데이터를 내세워 설명하려 하자 박 작가는 "신한투자증권 변명을 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지 않냐"며 날을 세웠다.

박 작가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주식 매도 사건'을 두고도 신한투자증권의 불법 공매도가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큰 소리를 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DMA와 관련해선 공매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건 아니지만 우려는 잘 알겠다"며 "잘 점검하고 설명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LP 증권사의 공매도 관련 루머를 집중점검하면서 신한투자증권에 제기된 불법 공매도 의혹을 확인한 뒤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 바 있다.

남궁태형 신한투자증권 준법감시인은 "현행 기준으로 컴플라이언스를 지키며 (공매도 주문을) 수탁하고 있지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조사에 협조할 것"이라며 "잘못된 게 있다면 제재를 받을 것이고 개선안이 나오면 채택해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가 끝난 직후 이 원장은 "토론 내용 중 전제되는 사실이 아예 틀린 것도 있었다"며 "다만 평가하기보다는 겸허하게 듣는 것이 의미가 더 큰 자리"라고 말했다.

d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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