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초로 1억원을 돌파했다. 14일 연합인포맥스 크립토종합(화면번호 2550)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년 전보다 257% 오른 1억400만원 정도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섰기 때문에 추가 상승을 막을 장애물이 없다는 전망까지 등장한다. 이제 2억원을 바라보는 투자자가 시장에 진입한다. 지난 2020년 3월 팬데믹 기간에 비트코인은 불과 600만원대까지 밀린 적도 있었다. 이런 비트코인의 신고가 이전에는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자산가격 랠리가 먼저 나타났다.


비트코인 가격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2550 화면

 


이런 현상들이 가리키는 것은 금융시장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상당히 강하다는 점이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곧 단행되고, 각국 중앙은행도 동참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동성 확대 국면이 재현될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자산가격의 고공행진 자체가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재료여서다. 금리 인하 기대와 자산가격 상승이 연쇄효과를 일으킨다면 인플레이션 불안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물가 상승률은 상승세가 꺾인 건 맞지만, 중앙은행 목표치인 2%로 수렴하는 안정세가 아직은 안 보인다.

미국의 물가를 뜯어보면 불안한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시장은 애써 무시하는 행태를 보인다. 2월 슈퍼코어(주거비 제외 근원 서비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7% 상승했다. 1월 0.85%에 비해서는 진정됐지만, 연율 기준으로 5.64% 수준이다. 또 전월대비 상승률의 3개월 이동평균치는 0.55%로 계산됐다. 마찬가지로 연율로 환산하면 6% 후반대가 된다.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은 작년 여름 바닥을 찍은 뒤 오히려 강해지는 셈이다. 이는 고용시장이 전체적으로는 식어가고 있음에도 서비스 측면의 강한 수요와 이에 따른 물가 압력이 건재함을 보여준다.


출처 : 김성진 기자의 3월13일자 [글로벌차트] 기사

 


시장의 물가 기대심리도 만만찮은 걸로 나타났다. 최근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하는 3년과 5년 기대인플레이션이 2.7%와 2.9%로 올랐다. 이는 앞선 조사보다 각각 0.3%포인트, 0.4%포인트 튀어 오른 것이다.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장기 인플레이션 기댓값은 잘 고정되어 있다"고 언급한 것과 상반된다. 기업들의 인내심도 바닥나면서 물가 상승을 가격에 반영시키는 주기도 짧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8년에서 2021년 기간에 기업들이 평균적으로 제품가격을 유지하는 기간이 약 9.1개월이었는데, 팬데믹 이후 6.4개월로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주 예정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연준위원의 머릿속은 어떨까. 과거 위험자산인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에 금리를 인하한 적이 있는지 찾아보지는 않을까. 지금 자산가격 최고치가 나중에 거품으로 밝혀진다면 어떤 뭇매를 맞을지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면서도 가장 이상적인 상황을 그려보기도 할 것이다. 물가를 완전히 제압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하이어 포 롱거(H4L)' 국면이 지속하기를 바라는 동시에 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도 계속 살아 있어서 경기나 증시가 쉽게 꺾이지 않기를 바라는 꿈 말이다. 뛰어난 경제이론가이면서 평생 투자에 전념했던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투자 실패로 파산하기도 하는 등 많은 경험을 했다. 그런 그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가장 큰 재앙은 비합리적인 세상에서의 합리적인 투자 방법이다" (취재보도본부 금융시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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