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초장기물 매수 규모, 지난해 두 배 넘는 수준 급증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올해 들어 외국인이 초장기 국고채를 대규모 사들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채권시장과 연합인포맥스 장외 투자자 거래 종합(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전일까지 국고채 30년 경과물(23-7호)을 약 2조6천억 원 순매수했다.

30년 지표물(24-2호)도 약 9천400억 원 순매수했다. 두 종목의 매수 규모만 3조6천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년물을 1조6천억 원가량 사들인 것을 고려하면 두 배 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선 외국인의 초장기 수요를 보험사의 본드 포워드 거래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본드 포워드(채권 선도거래)는 일정 기간 후 기초자산(채권)을 거래하기로 한 계약이다.

통상 보험사가 3년 또는 5년 후 국고 30년물 등을 매수하기로 하는 형태로 계약이 이뤄진다. 보험사들은 스와프 금리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거래 상대방을 선택한다.

최근 외국인이 본드 포워드 거래의 상대방으로 지목된 것이다. 이 경우 본드 포워드 거래의 매도 당사자가 되는 외국인 투자자는 30년물을 사서 북에 담고 다른 구간을 매도해 금리 위험을 줄인다.

향후 보험사에 30년물을 넘기려면 현물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래가 외국인 매수로 잡혔을 것이란 이야기다.

한은 관련 부서는 지난 2월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에서 외국인 채권 투자와 관련한 질문에 본드 포워드(bond forward) 거래 과정에서 초장기물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통상 국내외 기관은 각각 조달 시 다른 커브를 활용한다. 외국 은행은 CRS 커브를 쓰는 반면 국내 기관은 IRS 커브 또는 국고채 커브 등을 쓰는 경우가 많다.

싱가포르 소재 외국계 은행이 달러를 통해 원화를 조달할 경우 가격상 경쟁 우위를 갖게 된다. CRS 금리가 현물 채권 금리보다 더 낮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래는 CRS 금리에도 영향을 준다. 달러를 갖고 원화를 조달하려면 CRS 페이(매도)를 하고 CRS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하게 된다.

다만 외국계 은행을 통한 본드 포워드 거래가 유리하다고 해도 규모에는 한계가 있다. 파생상품이기 때문에 거래 상대방별로 한도가 있어서다.

채권시장의 한 참가자는 "(외국인 초장기물 거래 중) 작은 수량을 제외하면 거의 다 본드포워드 거래로 보면 된다"며 "싱가포르 지점이 있는 외국계 은행이 거기서 달러 조달을 하면 국내 기관보다 (본드포워드 거래) 가격이 싸다"고 말했다.

국고채(분홍색)·CRS(파란색)·IRS(연두색) 수익률곡선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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