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흥국자산운용이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이두복 미래에셋증권 부사장을 추천했다. 채권 부문 대표를 맡을 정도로 채권에 강점을 지닌 그였기에 채권 하우스인 흥국운용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후 과제로는 확장성이 꼽힌다. 운용자산(AUM) 상당수가 채권과 단기자금에 쏠려있는데,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업계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1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흥국운용은 지난 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이두복 미래에셋증권 부사장을 차기 대표 후보로 추천했다. 이 후보자는 오는 21일 열릴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기존에 흥국운용을 이끌던 손석근 대표가 흥국증권 대표로 내정되면서 이 후보자가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흥국운용은 "주요 금융기관에서 두루 근무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회사의 중장기적 비전을 제시하고 공유하며 회사의 성장과 공익성 및 건전경영에 노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그 배경을 밝혔다.

홍콩 블룸버그 한국 세일즈 헤드였던 그는 2001년부터 KB자산운용 등에서 채권 펀드 매니저로 활동했다. 2010년부터는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채권운용 본부장을 맡았고 2018년에는 채권부문 대표직에 올랐다. 작년 말부터는 미래에셋증권 리스크관리부문 대표(CRO)로서 리스크 전반을 관리했다.

그런 그가 대표로 추천된 배경에는 채권 전문가로 활약한 그의 이력이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흥국운용의 AUM은 38조7천억 원으로 운용사 중 12번째로 가장 크다.

특히 흥국운용은 채권 하우스로 꼽힌다. 전체 AUM 중 채권(23조9천억 원)과 단기금융(9조9천190억 원) 비중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주요 금융기관에서 채권을 다뤄왔던 그이기에 하우스 강점을 십분 발휘할 적임자라 본 셈이다.

매크로 환경이 변화하면서 흥국운용의 최근 실적은 우상향을 그렸다.

작년 한 해 동안 흥국운용은 118억 원의 당기순익을 냈는데 이는 2019년(99억 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 매력이 커지자 채권 하우스로서의 강점이 발휘될 환경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작년 흥국운용의 영업수익(매출)은 305억 원으로 처음으로 300억 원대를 돌파했다.

다만, 수익 다각화는 향후 과제로 꼽히고 있다.

채권 하우스로서 존재감은 뚜렷하나, 여타 자산의 비중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특별자산(2조6천억 원)을 제외하면 조 단위의 AUM을 기록하는 자산은 전무하다. 종합운용사로서의 무게감은 주요 하우스 대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다.

상장지수펀드(ETF) 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지도 관심이다.

현재 흥국운용이 운용하는 ETF는 총 4개다. 2021년 '흥국 HK 베스트일레븐액티브' ETF를 출시한 이후 작년 말 종합채권 액티브 ETF를 선보이면서 라인업을 점차 넓히고 있다.

ETF 시장은 대형사를 제외한 중·소 운용사에게 현재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현재 130조 원에 육박할 정도로 급성장한 ETF 시장인데, 대형사들을 제외하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운용업계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으로 보는 분위기다. 작년 말 트러스톤자산운용과 IBK자산운용은 처음으로 ETF를 출시해 시장 경쟁에 뛰어들기도 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하우스 경쟁력을 지탱해온 부분을 이어 나간다는 점에서 강점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 요소 중 하나다"면서 "다방면으로 잘하는 운용사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약점을 어떻게 보완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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