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인포맥스) ○… 전례 없는 불황과 영업 실적 악화, 경쟁사에 비해 오르지 못하는 주가, 그리고 떠나간 100만명의 소액 주주. 2024년 3월 현재 삼성전자에 붙은 꼬리표다.

매년 돌아오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600여명의 주주가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 모였다. 지난해와 비슷한 숫자의 주주가 함께했지만, 주총 분위기는 이전과 많이 달랐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부문(DS) 대표이사 사장, 박학규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주요 경영진들이 현장에 총출동해 처음으로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가지면서다.

삼성전자 주주총회 주주와의 대화 시간
연합뉴스 자료 화면

 

이날 오전 9시부터 모인 주주들은 이구동성으로 '삼성전자의 제2 르네상스'를 주문했다. 고대역메모리(HBM) 시장 확대에서부터 인공지능(AI), 파운드리까지. 무너진 '세계 1위 위상'을 되찾아달라는 게 소액주주들의 원성이었다.

 

한 주주는 "SK하이닉스 주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7만원대에서 지지부진하다"며 "경영진은 왜 그렇다고 판단하냐"고 꼬집었다.

지지부진한 실적과 주가에 개인 주주는 물론 글로벌 연기금까지도 현장에 찾아 경영진에 질문을 던졌다.

네덜란드 최대 연기금 APG 관계자는 주주와의 대화에서 "다른 재벌그룹과 달리 친화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실적만 개선된다면, 지금까지 노력한 주주환원 정책이 증폭돼서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을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성과 위주 평가가 삼성전자 인사의 핵심으로 알려졌다"며 "경영 연속성을 고려할 때 전임자 책임도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점을 이해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도모한 안정이 어떤 안정인지, 향후 최고경영자(CEO) 선정 기준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한종희 부회장은 "반도체 시황 악화가 주가 하락의 원인이고 현 상황을 아는 경영진이 유임해 전환점을 마련코자 한다"며 "올해 말 인사 폭은 말하기 이르며, 성과주의 인사원칙이 훼손되지 않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주주화의 대화에선 '인재제일'을 경영 이념으로 삼았던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소환되기도 했다.

한 소액주주는 "이병철 회장님이 떠오른다. 이병철 회장님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임원분들이 지금 이 자리에 있었을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주주는 그러면서 "망가진 삼성전자의 실적과 함께 작년과 동일한 임원들이 자리에 앉아 계시는 모습을 보고 수많은 주주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임원들은 이 자리를 빌려 사퇴하실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다"고 질타했다.

연합인포맥스 촬영

 

(기업금융부 김경림 기자)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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