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PF 단기 신용공여 감소세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부동산 관련 충당금이 실적 부진이 원인이 된 상황인 만큼 금융권 최고 수준의 연체율이 증권사들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26일 연합인포맥스 '단기자금 부동산 PF 신용공여 현황(화면번호 4725)'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대한 신용공여(매입보장, 매입확약) 규모는 17조579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자산 건전화 독려에도 지난해 말 18조7천422억원과 비교하면 8% 감소에 그쳤다.

KB증권이 2조3천15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메리츠증권도 2조2천338억원으로 2조가 넘는 신용공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메리츠증권의 경우, 매입 확약이 2조1천848억원으로 신용공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다른 증권사들보다 부동산 시황에 따른 위험이 큰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조5천643억원, NH투자증권은 1조1천385억원 규모의 단기 신용공여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말 8천188억원 수준이었던 키움증권의 단기 신용공여 규모는 1조361억원으로 26% 급증했다.

지난해 가장 큰 비중으로 단기 신용 공여 규모를 가지고 있던 삼성증권은 7천489억원 수준으로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의 PF 대출 연체율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금융권 최고 수준이다.

작년 말 증권사 PF 대출 연체율은 13.73%로, 3분기 대비 0.11%P 감소했다. 다만, 저축은행 PF 대출 연체율인 6.94%의 두배, 금융권 전체 2.70%보다 6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부동산 PF 부실은 증권사의 실적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줬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60개 증권사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의 일회성 배당금 수익 2조2천억원을 제외했을 때 3조5천5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급감했다.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채무보증 수수료 등이 감소하면서 IB부문 수수료는 3조2천769억원으로 전년보다 32.3%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불안이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은 리스크 관리가 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국장급 이상 간부들과 진행한 현안 점검 회의에서 "일부 우려가 있지만 정부와 유관기관들이 충분한 대응 수단을 확보해 일관성 있게 관리하고 있다"며 "시장 불안 요인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사업장의 신속한 정리를 유도하기 위해 PF 사업성 평가 기준 재분류와 PF 대주단 협약 개정을 준비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다음 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과 대주단 협약 개정안 등을 내놓고, 2∼3분기에 사업장 '옥석 가리기'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PF 위험이 여전한 상황에서 총선 결과에 따라 부동산 정책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리스크의 근본적 원인은 주택 매매 수요침체로 수요 회복 전까지는 주택사업의 사업성 확보가 어려워 PF 경색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총선 이후 정책의 방향은 지원책이 아닌 구조조정과 수요 진작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총선 결과에 따라 해당 정책들의 강도와 비중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shj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1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