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 주식 사 모으세요"

각종 주식 유튜브 채널에서는 종목 추천이 쏟아진다. 구독자 100만명 이상 핀플루언서가 꼽은 종목은 그다음 날 바로 주가에 반영이 될 정도다.

자산운용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요즘은 유튜브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에서 언급되면 하루에만 20~30%씩 오르기도 한다"며 "꼰대 투자자로서는 따라갈 수가 없어서 젊은 운용역들에게 투자 결정권을 조금은 물려줘야 하는 건가 싶다"고 자조적인 농담을 건넸다.

특히 코스닥 종목에서 텔레그램, 유튜브 등에서 나오는 정보의 영향을 많이 받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증시를 강타했던 이차전지 열풍을 이끈 에코프로다.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배터리 아저씨'로 활동하면서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해 7월 말 연고점을 찍으며 연초 대비 153% 급등했다.

그렇다 보니 정석으로 종목 밸류에이션 분석 등을 바탕으로 액티브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코스피, 코스닥 등 주가지수보다 뒤처지는 시기도 생긴다.

지난해까지는 선방했던 국민연금 국내주식 액티브 위탁운용 자금도 올 초 벤치마크를 만족할 수준으로 상회하는 성과를 내진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에서는 위탁운용사들을 모아두고 "벤치마크에 코스닥도 포함되도록 허용했는데 왜 급등주 등에 대응하지 못하냐"는 식의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2016년을 기점으로 코스닥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국민연금은 국내 중소형주 투자를 제한한 내부 투자 지침을 전면 폐지했다. 특히 2021년 국내주식 벤치마크를 개편하면서, 위탁운용 벤치마크를 코스닥 50종목을 추가한 '코스피+코스닥150'으로 변경했다.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은 급등주나 테마주 등에 따라가는 운용 방식은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주가 움직임을 반영하는 역할은 패시브 펀드 자금이 하고 있다. 패시브 자금은 주가지수 비중대로 종목을 담아야 하므로 어떤 이유에서라도 주가가 오른 종목은 비중을 늘려나가게 된다.

영풍제지 등 주가조작 세력들이 노리는 지점도 이 부분이다. 주가를 올려놓기만 하면 패시브 자금이 들어와서 받아줄 것이란 논리다.

이 때문에 액티브 펀드 운용역들은 액티브 자금만큼은 각자만의 투자전략이 있는 각 운용역이 원칙대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한 주식운용역은 "언더퍼폼(시장 수익 하회) 했던 성과는 급등주나 테마주 주가가 빠지면 다시 복원된다"며 "국민연금 자금이라면 장기적으로 아웃퍼폼(시장 수익 상회)할 수 있는 운용을 해야지 매일, 매월, 매주, 매월, 매 분기 아웃퍼폼하려고 잠깐 대응하는 방향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투자금융부 송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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