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연말이 되면서 시한이 임박한 미국의 재정 절벽이 시장의 걱정거리로 떠올랐다. 재정 절벽은 우선 미국 경제를 위협하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도 분명한 위험임에 틀림없다. 유로존은 이미 부채 위기 해결에 거듭 실패하고 있고 세계 경제는 또다른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재정 절벽까지 더해지면 유로존과 유로화는 또 한 차례 혼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7일에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경제 위기가 발발했던 2008년만큼 나빠졌다고 진단했다. OECD는 내년 세계 성장률을 1.4%로 보면서 재정 절벽 해결되지 않으면 성장률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재정 절벽을 다루는 모습을 보면 협상이 어느 때보다도 합의로 이어지기 어려워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절벽 타개책으로 앞으로 10년간 1조6천억달러 증세, 정부지출 4천억달러 삭감 등을 제안했지만 공화당은 부유층 증세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바로 거절했다. 1월 1일이라는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시장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백악관은 재정 절벽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 미국의 소비 지출이 2천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경고한다. 이런 것들이 유로존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OECD는 이탈리아 경제가 올해 2.2% 위축되고 스페인은 1.3%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스는 훨씬 더 큰 폭의 경기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재정 절벽의 나락으로 떨어지면 미국 소비자의 유로존 상품 구매가 감소할 것이다. 유로존 제조업체가 과거보다 더 고전해야 함은 물론이다. 3일에 발표되는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는 현재 유로존의 제조업 상황을 살피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미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관광지라는 점에서 재정 절벽이 발생했을 ? 관광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 세계 관광객 가운데 미국인의 비율은 50%에 달하며 관광업은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는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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