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KT가 모로코 최대통신사 마로크텔레콤의 지분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KT의 아프리카 진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 텔콤 지분 인수가 큰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마로크텔레콤의 인수가 성공되면 KT가 적극 추진하는 아프리카 진출에 교두보가 마련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마로크텔레콤의 지분 인수를 위한 예비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기업 비방디가 모로코 최대통신사 마로크텔레콤의 지분매각에 나서면서 KT 외에도 프랑스텔레콤, 카타르 국영 통신업체 Q텔, 아랍에미리트 에티살라트 등이 이번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매각되는 지분은 마로크텔레콤 총 주식의 최대 53%로 약 71억5천달러(7조6천934억원)의 가격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KT는 이동통신시장의 성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기회를 집중적으로 발굴함과 동시에 기존 투자사업의 확대 및 수익 극대화를 추진하는 중이다.

하지만, 올해 KT가 큰 기대를 갖고 추진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텔콤 인수가 현지 사정으로 지연되면서 KT의 오랜 기다림이 지속되고 있다.

KT는 텔콤측 지분 20%의 인수를 시도했지만, 막판합의를 앞두고 현지 정부와 회사 노동조합 등의 반대에 직면해 중단된 상태다.

남아공 집권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제이콥 주마 대통령이 최대 지지기반인 남아공노동조합회(COSATU)의 압력에 의해 KT의 지분투자를 반대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남아공 텔콤 인수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며 "정치적인 요인이 문제가 되는 만큼 상황의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KT는 러시아와 몽골에서 현지 이통사의 지분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해외 투자 결실을 얻은 바 있다.

지난해 KT는 1997년 경영권을 인수한 러시아 연해주 지역 제1 이동통신 사업자 NTC(엔떼까)를 3억4천600만달러에 매각하면서 성공적인 글로벌투자사업의 결과는 얻었다.

또, 몽골의 국영통신회사인 MT(Mongolia Telecom)의 지분 40%를 1995년 인수하여 2대 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해 오고 있다.

MT는 지난 2008년 12월 26일 몽골 IT분야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됐고 1995년 투자 이후 현재까지 투자금액의 1.3배를 배당받았다.

순자산 가치 역시 1995년 투자 당시 대비 3.5배 증가한 상황이다.

최근 KT는 정기 인사에서도 글로벌 사업에 힘을 실어주면서 향후 KT의 해외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달초 KT는 글로벌&엔터프라이즈(G&E)운영총괄 김홍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며 G&E부문장을 맡겼다.

이에 김 신임 사장의 진두 지휘아래 KT는 2015년 기업의 목표 매출 40조원 중 10%에 달하는 4조원의 매출을 글로벌사업을 통해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KT는 마로크텔레콤의 지분 인수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KT 관계자는 "마로크텔레콤의 지분 인수 건과 관련해서는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는 KT에 모로코 통신사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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