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산은금융지주가 지난 5일 IPO 주관사에 다른 금융지주 계열 IB를 제외하자 IB업계에서 갑자기 우리금융지주 M&A가 거론되고 있다.

산은금융지주 계열 대우증권이 삼성증권, JP모간과 함께 우리금융지주 매각 자문사이기 때문이다.

산은금융지주가 앞으로 본격적인 경쟁 관계가 될 다른 금융지주 계열 IB를 내부정보 취득을 의식해 배제했다면 대우증권도 우리금융지주 매각 자문단에서 빠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IB업계 일각의 주장이다.

12일 우리금융지주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매각 자문사 계약은 최근 기간 만료됐고 조만간 갱신될 전망이다. 매각에 한 차례 실패한 후 계속 스터디를 해온 상황이어서 자문사가 변경될 가능성은 작다.

예보 관계자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 소위원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그동안 계속 매각에 대해 논의해왔기 때문에 자문사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자위나 예보가 이러한 지 주간 신경전에 대해 신경을 쓸 가능성도 거의 없다.

따라서 산은금융지주로서는 IPO 주관업무에 다른 금융지주 계열을 배제하면서도 자사계열인 대우증권이 우리금융지주 매각을 자문하는 '자기 모순'에 빠지게 된다.

더군다나 IPO보다 M&A 실사업무가 대상기업에 훨씬 더 자세한 사항을 요구한다. 우리금융지주 내부 정보가 지난 2009년 10월 출범한 산은금융지주에 고스란히 흘러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2010년 9월 대우증권이 우리금융지주 매각 자문사로 선정되자 비슷한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이듬해 산은금융지주가 인수에 관심을 보이면서 대우증권의 자문 역할 수행을 놓고 이해상충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물론 산은금융지주는 이번 IPO 주관사 선정시 과거 트랙레코드만 평가하지 않고 세분화된 정량·정성 평가항목을 기반으로 공정하게 진행했다고 강조한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동양증권, 현대증권이 골드만삭스, 씨티, UBS 등과 함께 최종 선정됐다.

앞서 발표된 협상적격자(숏리스트)에는 우리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포함됐었다.

그러나 IB 업계는 이에 대해 구색 갖추기에 지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화면 8417)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2009년과 2011년 IPO 주관(금액기준) 1위를 차지했고, 신한금융투자는 2010년 2위에 이어 지난해에도 6위에 위치했던 강자다.

IB업계 관계자는 "주관사나 자문사 선정 시 반드시 트랙레코드 뿐만 아니고 수수료,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이는 해당 기관의 권한"이라면서도 "처음부터 이번 IPO 주관사에 금융지주 계열은 배제될 것이란 말이 있었고 결과도 예상대로였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IPO보다 M&A가 훨씬 더 대상 기업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며 "매각 대상인 우리금융지주가 자문사를 선택할 권한이 없으나 공자위와 예보는 앞으로 이러한 업계 사정을 재계약 시 고려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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