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이랜드그룹이 쌍용건설[012650] 인수에 실사와 본계약만을 남겨뒀으나 자금력과 운영능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우리사주조합의 우선매수청구권까지 포기하며 새 주인을 맞으려고 했던 쌍용건설 임직원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6일 IB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 M&A 관련 이랜드에 대한 불안한 시각은 크게 그룹의 핵심인 이랜드월드의 취약한 재무와 이랜드건설의 부실에 쏠려 있다.

물론, 당장 쌍용건설 인수자금(약 2천500억원)은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랜드그룹은 여전히 시장의 감시 대상이다.

이랜드그룹은 국내보다는 중국 사업의 호조를 기반으로 핵심 주력사의 취약한 재무 부담에도 끊임없이 M&A를 성사시키거나 시도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탈리아의 부라니(Burani) 그룹으로부터 패션브랜드 '코치넬리(Coccinelle)' 인수를 성사시켰다. 비록 실패했으나 미국 신발업체 CBI(Collective Brands Inc.)와 메이저리그의 LA다저스 인수전에도 나선 바 있다.

이러한 이랜드그룹의 지주사이자 핵심은 이랜드월드. 지난해 말 기준 이랜드월드의 연결재무제표에는 국내 29개사와 해외 55개사가 포함돼 있다.

지난해 이랜드월드의 매출액은 연결기준 5조2천622억원으로 2010년 4조3천805억원에서 무려 20.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4천33억원에서 4천456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무려 408.8%. 2010년 말 472.5%에서 개선됐으나 여전히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중국 패션 시장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으나 국내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이랜드그룹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중국 계열사를 통해서 대부분 자금을 조달할 정도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결과 올해 4월12일 기준 이랜드그룹의 계열사 간 채무보증액은 2천479억원으로 한진그룹(7천870억원)에 이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63개 그룹 중 두 번째로 많았다.

이처럼 이랜드 재무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총 2조3천억원에 달하는 뉴코아(6천254억원)와 한국까르푸(1조7천100억원) 인수에서 비롯됐다.

1995년 설악산켄싱턴호텔 인수를 시작으로 20여개사를 인수한 이랜드는 뉴코아와 한국까르푸의 인수자금 80%를 타인자본으로 조달했고 이는 그룹의 재무레버리지의 급상승을 초래했다.

이후 이랜드는 한국까르푸, 킴스클럽마트를 매각하며 재무를 다독이면서도 끊임없는 M&A로 재무에 대한 시장 우려를 떨치지 못했다.

이랜드그룹의 건설사 운영능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랜드월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이랜드건설의 매출액은 2010년 714억원에서 지난해 976억원으로 늘었으나 영업손익은 2010년 19억원의 이익에서 지난해에는 6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은 124억원에서 22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도 252.9%에 달했다.

따라서 IB 업계에서는 이랜드그룹이 연간 매출액이 1조7천억원 이상인 쌍용건설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국내 IB의 한 관계자는 "이랜드가 '이랜드패션 차이나홀딩스'의 홍콩 증시에 상장으로 10억달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나 글로벌 경기 침체로 계획대로 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장이 이뤄진다고 해도 시장에서 우려하는 이랜드의 리스크는 끊임없는 투자·M&A와 국내 사업 부진"이라며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M&A에도 박수를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이랜드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활발하나 대부분 중국에 치우쳐 있어 쌍용건설의 돌파구인 해외 수주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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