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북유럽에서 부패 스캔들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스웨덴 발렌베리가문은 투명 경영과 사회 기여로 존경까지 받고 있다. 반면 남유럽의 부패 사건이 연일 뉴스를 장식하는 모습은 부패가 남유럽의 전유물이라는 명제를 만족하고도 남는다. 지난달 말 그리스 테살로니키 법원은 바실리스 파파게오르고폴로스 전 시장이 재임시 1천800만유로(약 196조원)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를 인정,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번 이탈리아 총선에서 부활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지난 2006년 중도좌파 상원의원을 300만유로에 매수한 혐의로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스페인 형사법원은 7일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를 포함한 국민당 지도부가 건설업체로부터 현금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한 두 번째 부패 혐의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 여론조사를 보면 스페인인들은 국내의 가장 큰 문제로 실업 다음에 부패를 꼽았다.

왜 부패는 유독 남유럽에 많은 것일까. 전문가들은 다양한 가설을 제시한다.

우선 문화적 차이에서 원인을 찾는 시각이 있다.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소개된 한 유럽 정치인은 천주교를 국교로 하는 자신의 정부가 발하려면 북유럽 개신교 국가와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반 농담으로 천주교가 고해와 사죄를 허락하므로 천주교 신자들이 많은 남유럽 사람들은 죄를 짓는 것을 치명적인 것으로 보지 않으며 해결할 수 있는 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웨덴 역사학자인 요한 노르베리는 스웨덴에 부패가 적은 이유에 관해 스웨덴이 영주가 소작농을 착취하는 봉건 체제를 거친 적이 없는 대신 소규모 자작농이 가족, 이웃들과 함께 농사를 지었다면서 부패를 저지르는 것은 곧바로 자신에게 피해로 돌아왔기 때문에 부패가 적었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정치공학자인 비토르 라푸엔테 히네는 정치 구조를 통해 부패를 설명하고자 한다. 보통 인구 10만~50만의 도시에서는 특정 정당이 선거에서 이겼을 때 교체되는 시 정부 인사가 2~3명에 불과한데 같은 규모의 스페인 시 정부에선 선거 결과에 따라 수백명이 일자리를 잃는다고 한다. 그는 다음 총선에서 교체될 위험이 있는 관료들이 단시간에 부를 축적하려 하다 보니 부패와 더욱 가까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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