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20원대로 올라서는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18일, 19일 연속으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하면서 달러 매수세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지난해 3월에도 이틀간 단거리 미사일 발사 후 장거리 로켓인 은하 3호를 발사한 바 있다. 이에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북한이 개성공단 입주기업 7곳을 대상으로 방북, 자재 반출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팩스를 보내면서 경제적인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주말 동안 달러-엔 환율은 103엔선을 돌파한 상태다. 달러-엔 환율이 103엔대를 넘은 것은 200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전 102엔대로 상승폭을 줄이기는 했으나 달러-엔 환율 상승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달러-엔 102.50엔대에서 다수의 헤지 펀드가 달러 손절매수에 나선 것을 나타내면서 엔화 약세가 자리를 잡는 양상이다. 서울환시에서 달러-엔 환율 상승세와 북한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달러화는 개장초부터 레벨을 높일 공산이 크다.

글로벌 달러 강세 요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사회 의장의 발언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오는 22일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같은 날 오후에 발표된다.

버냉키 의장이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피하더라도 FOMC 회의록에서 부양책 축소를 주장한 일부의 발언이 담길 수 있어 양적완화(QE)축소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글로벌 달러 강세를 반영한 달러화 상승도 염두에 둘 만하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본격적인 QE축소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해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7일 보고서에서 "올해 Fed의 채권매입 축소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Fed는 내년 1분기에 점진적으로 채권매입을 줄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환시에서 글로벌 달러 강세가 탄력을 받으면서 개장가는 1,120원대로 갭업될 수 있다.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나올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달러 롱플레이가 탄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매수 우위의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점 매도 쪽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수주 소식이다. 한국전력이 세네갈에 250㎿(메가와트) 규모의 석탄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세네갈 국영 전력기업 '세네렉'(Senelec)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밝혔다. 공사 금액은 5억8천800만 달러(약 6천571억원)에 이르고 예상 공사기간은 4년 6개월이라고 밝혔다.

주말동안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1,120원대로 레벨을 높였다.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17일(현지시간) 1,123.6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7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6.40원)보다 5.50원 상승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119.00원, 고점은 1,124.00원에 거래됐다.

따라서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1,120원대로 레벨을 높인 후 차츰 수출 네고물량을 의식하는 흐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단거리 발사체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달러-엔 환율 상승, 버냉키 연준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에 대한 기대감 등이 어우러지며 매수 우위의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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