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10원대 중후반에서 지지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에 집중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이날 의회 증언에서 양적완화(QE) 기조 변화나 축소 의지를 내비칠 경우 그간의 달러 흐름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은 양적완화 지속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프랑크푸르트에서 강연에서 Fed가 양적 완화를 지속해야 한다면서 경제 성장률 및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유입되는 지표를 바탕으로 적절하게 자산 매입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총재는 뉴욕에서 일본 소사이어티 연설을 앞두고 배포한 자료에서 불확실한 경제전망 때문에 다음 Fed의 정책 변화가 자산 매입 확대가 될지 축소가 될지 여전히 확신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 역시 이날 버냉키 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뚜렷한 양적완화 기조 변화를 언급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이번 의회증언에서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앞으로의 기조는 QE 축소 쪽으로 가닥이 잡혀있는 상태다. 달러 강세 기대감은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번에 QE축소 시사가 없을 경우 최근 단기간에 반영된 글로벌 달러 강세는 어느 정도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 버냉키에 기대 달러 매수에 나선 시장 참가자들이 한차례 롱포지션 정리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환시는 버냉키 의회증언을 앞두고 포지션플레이를 자제하면서 1,110원대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오전에는 일본은행(BOJ)이 이틀간의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달러-엔 환율이 102엔대에서 크게 하락하지 않고 있는 만큼 다시 지지될 수 있다. 이 경우 서울환시에서 달러화 하방 경직성이 유지될 수 있다.

이번 BOJ 통화정책회의는 강력한 통화완화에 이은 일본국채(JGB) 시장의 변동성 억제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완화 기조는 유지된 채 시장 안정을 꾀하는 조치인 만큼 달러-엔 환율이 지지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외환당국이 엔-원 재정환율 하락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달러-엔 환율에 연동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개입 경계심이 나타날 여지도 있다.

수급 요인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달러화는 NDF시장에서 상승하고 나서 장중에는 수출업체 네고물량 등에 되밀리는 흐름을 유지해 왔다. 시장 포지션이 아직은 롱포지션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인식도 있어 달러화가 레벨을 높일 경우 고점 매도 물량이 유입될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이 상승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16.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7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0.60원)보다 3.70원 상승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115.00원, 고점은 1,118.00원에 거래됐다.

따라서 이날 서울환시는 역외 NDF환율이 상승하면서 달러화 개장가도 레벨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달러화 1,120원선을 앞두고 번번이 밀렸던데다 버냉키 의장의 의회증언을 앞두고 조심스러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달러화 상승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버냉키 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기조 변화를 언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나 시장 참가자들은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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