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영국 중앙은행(BOE)은 아직 세계적인 통화 정책 완화 분위기에 동참하지 않고 관망하고 있다. 22일에 공개된 BOE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을 보면 정책위원들은 6대 3으로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5월 초 정책회의에서 다수파였던 6명의 위원은 "추가 양적 완화는 불필요하게 리스크 프리미엄을 축소시키고 BOE가 정상적인 통화정책으로 복귀하는 것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머빈 킹 총재를 비롯한 소수파는 "성장 전망이 충분치 않고 유로존 경기가 상당히 부진해 추가 양적 완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피력했다. 킹 총재는 4개월째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의 임기는 다음 달 말에 끝난다.

하지만 머지않아 BOE도 정책 완화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7월 1일부터 총재직을 수행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중앙은행(BOC) 총재가 여러 차례 공식석상에서 통화 정책 완화를 옹호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카니 총재가 취임하면 BOE도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설 것으로 본다.

카니 신임 총재는 일본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면서 유럽이 일본처럼 강력한 통화완화 조치를 발표하지 않으면 '잃어버린 10년(lost decade)'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21일 BOC를 떠나기 전 가진 마지막 연설에서 일본은행(BOJ)이 지난달에 시행한 대담한 정책실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유럽이 일본으로부터 어중간한 조처를 할 경우 부딪힐 수 있는 위험에 대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니 신임 총재의 이러한 발언은 그가 통화완화를 옹호하고 있음을 강조했을 뿐 아니라 BOE 총재로 임명되면 양적 완화를 발표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니 신임 총재는 연방준비제도(Fed)처럼 향후 금리 가이던스를 제공하고 가계와 기업의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부양책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베렌버그 은행의 롭 우드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말 추가적인 자산 매입과 Fed 식의 완화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영국의 성장률은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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