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연초부터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뱅가드 펀드의 매도 물량이 앞으로는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물량이 나오더라도 블록딜 형태에 불과해 증시의 상승세를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7일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뱅가드 펀드의 추종지수 변경에 따른 한국 증시 이탈은 4주 후에 완전하게 청산된다.

특히 뱅가드는 시장 매도가 아닌 블록 딜을 통해 우회적인 방식으로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고 대우증권은 분석했다.

블록딜 방식은 시간외로 매수자와 매도자가 적절한 가격에 거래를 하는 것으로 장내 시장 움직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한치환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뱅가드 펀드에 대한 이탈 부담을 이겨내고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뱅가드는 시장에서 매도하는 것이 아니라 블록딜을 통해 우회적인 방식으로 비중을 축소한다는 소식이 외국인 매수세 개선에 도움을 줬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뱅가드는 주단 단위로 줄여야 하는 한국 물량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블록 딜 형태로 축소가 가능하다"며 "뱅가드로 인한 수급 부담은 소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뱅가드 신흥국 펀드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국내 증시 매도물량은 전체의 80.2%에 달한다.

뱅가드가 7.2조원의 물량을 순매도했는데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5.4조원으로 뱅가드를 제외한 외국인은 오히려 관망하거나 1.8조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추정됐다.

김지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뱅가드 이슈는 마무리국면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6월이 지나면 외국인 매물 압박은 낮아질 것이고 동시에 관망으로 일관했던 기타 외국인의 국내 증시 복귀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국내 대형주에 대한 뱅가드 물량이 만만치 않게 남아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말 기준으로 뱅가드가 아직 팔아야할 주식이 2조4천139억원에 달한다"며 "앞으로 5주에 걸쳐 매도로 출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대형주 가운데 삼성전자는 거래대금으로 따졌을 때 1.6일치, 현대차는 0.6일치 매물 부담이 있다"고 덧붙였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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