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두산그룹 박용현 회장이 최근 두산건설 주식을 매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덕분에 두산건설 주가는 이제 바닥을 벗어났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지난 10일 박용현 회장이 회사 주식 5만6천380주(0.03%)를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총 매입금액은 1억9천900만여만원이다.

박 회장의 두산건설 주식 수는 7만1천668주(0.04%)로 늘어났다.

이날 두산건설 주가는 전일보다 3.78% 오른 3천845원에 장을 마쳤다.

▲회장 매수, 주가 상승 재료 = 증권시장 참가자들은 내부 정보를 잘 아는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자가 주식을 샀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 재료라고 풀이했다.

작년 5월 대규모 증자시 5천원대 중반이던 두산건설 주가는 부동산 경기 침체 탓에 작년말 2천910원까지 추락했다. 낙폭이 컸던 건설주에 대한 상승 기대감이 새해 들어 커지자 코스피와 동반 상승했다.

박 회장의 매수 소식까지 전해지자 4천원선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측은 회장이 개인적으로 매입한 것이므로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증권사의 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도 "박 회장이 2억원 정도 주식을 매입한 것을 두고 그룹의 의지가 실렸다고 보는 것은 확대해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건설 주가 안 오르면 '안돼' = 전문가들은 하지만 두산건설의 재무상황과 관련해 박 회장의 지분율 확대를 다른 시각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주가 상승은 두산건설 입장에서 대외신인도와 자본력을 높이는 효과 외에도 부채 상환 부담을 줄이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이 작년에 1천억원씩 발행했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 가격은 현재 5천원에 고정돼 있다.

만일 주가가 계속 전환가인 5천원선을 밑돈다면 BW와 CB는 두산건설 입장에서 만기에 원리금을 상환해야할 부채로 남게 된다.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BW와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는 않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BW와 CB는 보유자가 만기 전에 원리금을 상환청구할 수 있는 '풋 옵션'도 달렸다. CB는 첫 행사 시점이 올해 11월24일이다.

▲두산중공업ㆍ오너家도 두산건설 주가가 중요 = 최대 주주(지분율 72.7%)인 두산중공업과 오너 일가, 우리사주조합도 두산건설 주가가 중요하기는 마찬가지다.

두산중공업은 작년 5월 두산건설의 3천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2천200억원을 투자한데다 이 자금의 조달을 위해 5년 만기 교환사채(EB) 2천2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EB의 기초자산은 기존에 보유한 두산건설 주식이며 주식 교환가격은 6천원이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첫 조기상환청구 시점인 2014년부터 만기까지 고스란히 2천200억원을 이자까지 더해 EB 투자자에게 되돌려줘야 한다.

또 오너가와 우리사주조합도 152억원과 662억원 자금을 당시 증자에 투입했다.

회사채시장의 한 관계자는 "주식 매입규모 2억원 규모는 작지만 상징성은 있다"며 "당장 외부조달이 여의치 않은 두산건설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건설은 새해 들어 특수관계인인 두산캐피탈로부터 총 500억원을 두 차례에 걸쳐 차입했다. 만기는 1년2개월이고 금리는 연 7%다. 자금용도는 운영자금이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