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50원대 진입 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9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점진적 축소) 기대감이 약해졌다. 미 달러 약세 또한 탄력을 받으면서 서울환시에서달러 매도가 나타날 수 있다.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미국의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4만8천명 증가했다. 당초 시장 컨센서스인 18만5천명에 크게 못미친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10월 고용지표마저 부진할 경우 연내 테이퍼링은 물건너 갈 우려가 있다.

최근 16거래일간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 정지)이 이어지면서 미국 경제성장률도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제이슨 퍼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10월 고용상황이 우려된다며 셧다운으로 성장률이 0.25%포인트 정도 낮아질 것으로 봤다.

이로써 연내 테이퍼링은 내년 초에나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재닛 옐런 미국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자가 취임한 후에도 준비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

서울환시에서 전일 달러화가 장후반 무거운 반락세를 보인 점도 매도 심리에 한 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우위의 역내 수급을 빼면 저점 매수가 탄력을 받을 만한 상승 모멘텀이 별로 없는 상태다. 월말로 갈수록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꾸준히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서울환시도 역내 수급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날 외환당국이 연저점 방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달러 매도가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연내 테이퍼링이 어렵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연저점(1월11일 종가 1,054.70원)이 경신될 수도 있다. 개장가가 1,050원대에서 낮게 형성되거나 원화 강세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낙폭을 키울 여지가 생긴다. 수출업체, 외국인 주식순매수 자금에 숏플레이까지 겹치면 외환당국이 속도 조절 차원의 저점 매수개입에 나설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1,050원대로 저점을 낮췄다.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061.25원에 최종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1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1,060.80원)보다 1.70원 하락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은 1,059.20원에 저점을, 1,063.00원에 고점을 형성했다.

따라서 서울환시에서 이날 달러화는 1,050원대로 하락하면서 연저점을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연내 테이퍼링 기대가 약해지면서 달러 매도가 한차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1,050원대에서 저점 인식이 나타날 경우 달러 매도 물량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고, 외환당국 개입 경계심이 있어 달러화 하락폭이 제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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