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사람들> 배진수 외환시장운영협의회 회장
<금융가 사람들> 배진수 외환시장운영협의회 회장
  • 정선영 기자
  • 승인 2014.01.06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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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수 외환시장운영협의회 회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새해에는 일본, 홍콩 외시협과도 폭넓은 교류를 해나가면서 원화를 국제적으로 더욱 알려야죠"

외환시장운영협의회(외시협)를 3년째 이끌어 온 배진수 회장. 그에게 지난 2013년은 특별한 한해였다.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이 무사히 첫걸음을 뗀데다 글로벌 외시협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외시협회장으로서 서울외환시장 발전에 한 몫할 수 있기까지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선진화 방안이 논의돼 온 10개월여에 걸쳐 전문위원회 회의가 이어졌다. 회원간의 목소리도 달랐다. 그러나 배 회장은 매순간 특유의 유한 말투와 웃음으로 누구 하나 서운한 감정이 없도록 세심하게 협회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 회장은 "직접 외환시장 실무를 했기 때문에 외시협 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수월했다"며 "외시협은 서울외환시장을 키워나가려는 동업자 정신을 늘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시협은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후 올해 첫거래일인 1월2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현물환 거래단위를 50만달러에서 100만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현물환 거래정보의 은행내 부서간 공유범위에 대한 원칙 수립, 거래실수 대응원칙 등도 적용하기로 했다.

중국 위안화 환율 고시방법 변경과 서울외국환중개 재정환율 고시통화 확대는 오는 3월3일부터 시행된다. 스와프종가 고시관행 개선은 지난해 12월말부터 시행됐다.

다음은 배진수 회장과의 일문일답.

-외시협 운영의 기본 원칙은 무엇인가

▲외환시장의 규정이나 제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어느 기관도 피해를 봐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든 한쪽 기관이 불리한 쪽으로 진행된다면 함께 외환시장을 키워나가는 의미는 퇴색된다. 외시협 멤버 진입 퇴출 기준을 정하고 나서도 신규 진입은 바로 허용하되, 퇴출은 시간을 두고 진행하는 등 최대한 멤버들을 배려하려고 노력했다. 모두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외환시장을 발전시키는 길이기도 하다.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한 평가는

▲그동안 방치돼 온 외환시장의 각종 제도와 규율을 정비했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이게 첫걸음이 돼서 시장이 커지고,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지난해 전문위원회를 통해 시장 거래의 불편, 불합리된 부분은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큰 틀에서 외환시장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애쓸 것이다.

우리 외시협은 과거에는 친목단체 역할에 그쳤으나 외환당국이 이번 선진화방안을 토대로 외시협의 역할을 명확하게 해준 셈이다. 외환시장의 중요 이슈들을 의논할 수 있는 단체로서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일본 등과의 국제적 교류는

▲외시협은 지난해 일본 BOJ 외시협과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우리나라는 무역대국 10위권에 속하는데 통화의 위상은 그정도가 안 된다. 우리나라 원화도 이처럼 글로벌 접촉면을 넓힘으로써 거래가 활발해져야 한다.

일본은 국제통화여서 그런 제한이 없다. 일본 외시협과의 교류도 전세계시장에 원화를 알리는 차원에서 진행했다.

처음에는 연수, 포괄적인 교류를 많이 하고 엔-원 시장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보고 있다. 지금은 한국거래소에 엔-원 선물시장만 있는데 가끔 거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엔-원 시장이 다시 생기기는 쉽지 않다. 과거 일본과의 무역거래 비중이 높을 때도 활발히 잘안됐는데 지금은 오히려 중국과의 거래가 많아졌지 않나. 엔화 표시 무역거래가 바로 되면 좋지만 당분간 엔-원 시장 재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 10월 22일에 일본은행(BOJ)과 MOU를 맺었고, 홍콩과는 내년 차기 집행부 차원에서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에 홍콩 측과 실무적 접촉은 했고, 홍콩 외시협 쪽도 긍정적이고 진지한 반응을 보여준 것으로 알고 있다.

-해외 외시협과 우리나라 외시협의 차이가 있나

▲우리나라 외시협은 전문위원회에서 실무, 연구하는데 BOJ 동경 외시협은 운영위원회(가칭)가 있고, 외시협 총회보고를 한다. 즉, 운영위에서 1차로 결정을 한다음에 총회에 보고하는 시스템이다. 실무차원 논의가 되고 매니저급에서 의논하니까 이슈가 오히려 활성화된다.

향후 글로벌 위원회에 가입하는 것도 추진중이다. 동경 외시협은 멤버로 가입돼 있는데 추후 (우리도) 가입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외시협은 은행별로 가입하는데 일본의 경우 개인 자격으로 가입한다. 한 은행에서 두세 명의 딜러가 가입하기도 한다. 베테랑 딜러들이 회원이 되기 때문에 은행업무에 대해 남다르게 접근한다. 외환시장이 어떻게 하면 발전할지에 대한 고민도 깊다.

-증권사 외환거래 허용 이후 외시협 멤버 확대 여부는

▲현재 외시협 멤버는 30여명 내외이며 증권사는 동양종금 등이 들어와 있다. 큰 틀에서 외환시장 발전을 위해 기본적으로 참가기관이 많은 게 좋다. 다만, 증권사들 진입에 대해서는 업종간의 시각차가 아직은 존재하고 있다. 이를 조율하는 부분은 앞으로 외시협의 또 다른 과제가 될 것이다.

큰 틀에서 참가기관이 많아지는 것은 좋지만 일단 거래가 일어나서 제도적으로 미비했던 부분이 개선된다면 긍정적일 것이라고 본다.

-원화 국제화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원화 국제화에 앞서 우리나라 외환시장은 독특한 거래소 제도가 있다. 2개 중개사를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는 체제다. 마감시간도 분명하다. 원화 국제화가 좋은 점도 있겠지만 장점만 있을지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특히 원화 국제화가 국익에 도움이 될지도 생각해야 한다. 원화 국제화와 시장 자율화 사이의 미묘한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나는 시장 자율에 맡기면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환율은 경제 현상의 결과물인데 자꾸 수단으로 보면 안 된다. 시장 선순환을 통해 경제가 건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 트레이딩 하는 입장에서 호가통합이나 동시호가제 등 다양한 이슈를 추진하지 못한게 좀 아쉽다. 사실 호가통합은 예전에 한 중개사를 통해서 하다 두 곳으로 나뉜 것이어서 외환시장에서 오랫동안 거래를 한 사람들에겐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차원이 될 수도 있다. 주니어딜러들은 편리하니까 한 곳에서 하자고 하겠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동시호가제의 경우 시장 가격이 합리적으로 형성될 수는 있으나 한편으로는 몇날 며칠 이어온 포지션이 있으면 딜 스킬을 발휘할 수 없다는 측면도 있다. 장초반 시장을 주도하는 눈치싸움도 있는데 이를 할 수 없게 된다. 즉, 시장의 자율적인 거래를 막고, 외환시장의 상황에 역행하는 측면도 있었다.

이번에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면서 큰 틀에서 참가기관, 거래량 늘어나도록 기여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나마 선진화 방안 정비가 단초가 돼 안도하는 마음도 있다. 앞으로도 서울환시는 동업자 정신을 갖고 함께 성장해 시장 규모가 더욱 커졌으면 한다.

배진수 외시협회장은 지난 1989년 경북대학교를 졸업한 직후 신한은행에 입행해 1995년부터 국제부 외환딜러, 2001년 홍콩현지법인 부사장, 2004년 자금시장부 주식운용팀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09년 12월부터 외환사업부 부장을 맡은 후 2011년 4월부터 금융공학센터 센터장과 외환시장운영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syj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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