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효지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 의회에 그리스 2차 구제금융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27일(현지 시간) 독일 의회에 "유로화가 붕괴하면 유럽이 무너질 것"이라며 "이는 긴축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리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관한 것이다. 100% 성공을 확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독일 의회는 1천300억유로 규모의 그리스 구제금융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는 구제금융을 받는 대신 강도 높은 예산 및 경제 개혁을 수행하고 유럽연합(EU) 정책위원회의 감시를 받는 데 동의했다.

의회는 오후 5시 30분까지 논의를 거치고 메르켈 총리가 EU 정상회의에서 구제금융을 지지할 권한을 위임하는 개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그리스가 분할 지원금을 받기 전에 약속한 개혁을 이행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독일이 구제금융 집행을 지지한다는 조건을 담고 있다.

다만, 최근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의 약속은 더는 우리에게 충분하지 않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한스-페터 프리드리히 독일 내무장관은 그리스가 유로존 밖에서 국가를 재건하고 경쟁력을 회복할 기회가 더 크다고 언급해 독일과 그리스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독일은 유로존의 임시 구제기금과 상설 구제기금을 합쳐 구제기금 규모를 키우는 방안에도 점차 우호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구제금융 확충에 반대한 적은 없으나 아직 때가 아니라고 밝혀왔다. 그런데 EU 정상들이 내달 정상회의에서 구제기금을 증액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호세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의 발언으로 보아 메르켈 총리가 말한 '때'가 온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과 유럽이 부채 위기를 해결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국제 사회의 기대와 유로존 회원국 지원에 비판적인 국내 여론 사이의 격차를 좁히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독일인의 62%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을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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