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KT가 아프리카 진출을 위해 추진하던 튀니지 텔레콤의 지분 인수를 포기했다.

이석채 전 회장이 아프리카 진출 등 해외 진출에 중점을 뒀던 만큼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 계획을 정리하면서 전 회장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라는 평이다.

특히, 이 전 회장이 사퇴를 결심하기 직전까지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열린 '아프리카혁신정상회의'에 참석했으며 귀국 길에 케냐를 방문해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을 예방했다.

KT 관계자는 28일 "아프리카 튀니지 텔레콤 2대주주 지분인수를 검토했으나 인수를 위한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수를 위해 초기 검토한 것은 사실이나 최종 결정은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KT가 인수를 추진했던 튀니지텔레콤의 지분은 두바이홀딩스 자회사인 에미리트인터내셔널텔레커뮤니케이션(EIT)이 보유한 35%로 약 6억5천만달러 규모였다.

KT는 이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모로코의 통신시장에도 뛰어들고자 추진해 왔으나 모두 무산된 바 있다.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텔콤측 지분 20%의 인수를 시도했지만, 막판합의를 앞두고 현지 정부와 회사 노동조합 등의 반대에 직면해 중단된 상태다.

튀니지 텔레콤의 지분인수도 포기한 만큼 다른 아프리카 지역의 진출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지만, KT가 정보통신 노하우를 수출하는 협력 모델을 만들어 르완다 진출에 성공한 만큼 합리적인 해외 투자는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르완다 정부와 세운 합작법인 '올레 르완다 네트워크'(ORN)는 국가와 기업의 합작사업이기 때문에 회장이 바뀌었다고 쉽게 포기하거나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전 회장이 추진한 사업이라고 모두 바꾸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평했다.

한편, 황창규 KT 회장은 현재 지방 지사와 사업현장을 시찰하며 현장 업무파악에 전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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