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겸 한국금융연구원 신임 원장에 대한 도덕적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은행들이 출자했지만 실질적으로 공적 기관의면모를 지닌 금융연구원의 수장이 일반 사기업 사외이사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윤 원장은 한국금융연구원의 수장으로서 임무를 시작함과 동시에 삼성물산 사외이사에 신규선임됐다. 동시에 이날부터 서울 시립대 교수직도 휴직했다.

금융연구원은 한국은행 등이 출자한 금융전문연구소로 정부의 금융정책관련 용역도 상당량 받고 있는 등 실직적으로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실물과 거시경제를 담당하는 국책연구기관이라면, 금융연구원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의 금융 과제를 수행하는 대표적인전문연구기관이다. 이 때문에 회원사인 은행들이 갹출해 마련한 예산도 상당한, 알짜 연구기관으로다른 연구기관의 부러움을 받는 곳이다. 실제 전직 원장 가운데 한 명은 "금융연구원의 예산 규모를 보고 의외로 많아 깜짝 놀랐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무늬는 민간 연구원이지만 실질적으로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씽크탱크인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금융연구원은 또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정세에서 중요성이 더해가는 기관이다. 그 수장이라는 자리는 산재해 있는 국가현안을 뒤로 미루고 부업이나 할 여유가 있는 곳이 아니다.

하물며 일반 사기업에 끈을 놓지 않고 적지 않은 보수를 받는 것은 '과욕'이이라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삼성물산 사외이사는 1인당 평균 6천625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어지간한 회사의 부장급 연봉으로 한달에 한번 꼴로 있는 이사회에 참석하는 회의수당치고는 상당한 수준이다.

윤 연구원장은 "사기업 사외이사를 하면서 금융과 인력관리 등의 노하우를 배웠다는 전임 금융연구원장들의 조언을 따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재임기간중 LG텔레콤 사외이사도 겸임했었던 이동걸 전 금융연구원장과 달리 자신에만 비난이 집중되는 데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대통령 당선전 이명박 후보의 정책자문단을 역임하는 등 대표적인 친정부 학자로 알려졌다.

한편 윤 연구원장은 삼성물산 사외이사에 취임하기 임기가 10일 정도 남은SK네트웍스 사외이사를 지난 12일 사퇴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작년 SK네트웍스사외이사 평균 보수는 삼성물산보다 2천만원 정도 작은 4천800만원이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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