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꾸준한 하락세를 지속하던 엔-원 재정환율이 최근 100엔당 960원대서 정체된 흐름을 나타냈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서울외환시장에서의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리며 엔-원 재정환율의 하단도 지지되는 모습이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26)에 따르면 17일 현재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60원대 후반에서의 등락을 거듭하는 중이다. 서울환시에서 달러화 하락과 달러-엔 환율의 급등 등으로 엔-원 재정환율이 지난 10일 한때 960원 선을 밑돌았지만, 이후 5거래일째 하단이 지지되고 있다.

이 같은 엔-원 재정환율 움직임의 가장 큰 요인으로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목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책 발표 이후 글로벌 달러 강세가 나타나며 달러-엔 환율이 급등했지만,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도 동반 상승하며 충격이 상쇄됐기 때문이다.

실제 7월 초반 101엔대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이어가던 달러-엔 환율은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07엔대에 도달했다. 하지만, 같은기간 서울환시에서 달러화 역시 1,010원대에서 1,030원대 중후반으로 상승했다. 두 환율이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으로 동반 상승하며 엔-원 재정환율의 하락세도 다소 주춤해진 셈이다.





<올해 3분기 현재까지 달러-엔 환율과 달러-원 환율 추이>

A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엔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지만, 서울환시에서 달러화 역시 상승하며 엔-원 재정환율에 미치는 충격이 다소 완화된 상황"이라며 "결국 글로벌 달러 강세가 엔-원 재정환율의 하단을 지지해준 셈"이라고 말했다.

향후 글로벌 달러 강세가 심화돼도 엔-원 재정환율이 더 크게 레벨을 낮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달러-엔 환율과 서울환시에서 달러화가 같은 방향성을 보이며 엔-원 재정환율의 움직임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B은행의 외환딜러는 "미국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글로벌 달러 강세가 심화돼도 엔-원 재정환율 자체가 크게 움직일지는 미지수"라며 "달러-엔 환율과 서울환시에서 달러화가 같이 오를 가능성이 큰 만큼 엔-원 재정환율의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은행의 외환딜러도 "FOMC 결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달러-엔 환율과 달러화가 단기적으로 같은 방향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며 "당장 엔-원 재정환율이 100엔당 9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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