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증시의 폭락세가 정부 개입으로 일단 진정되긴 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반등을 논하긴 일러 보인다.

12일(유럽 현지시간) 시작된 유로존 정상회의는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아직 계속되고 있다. 유로존 정상회담의 결과가 주초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를 높일 경우 중국 증시 역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리스 협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중국 증시는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68.47포인트(4.54%) 오른 3,877.80으로 장을 마쳤다.

지수가 이틀 연속 강한 반등세를 보이면서 일단 폭락세는 진정된 모습이다. 지수는 지난 한 주간 5.2% 상승하며 4주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전환됐다.

데이비드 추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중국 주식전략 담당 헤드는 이틀간의 반등은 당국의 시장안정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중국증권금융을 통해 주식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투입하기 시작했고, 공안 당국은 의심스러운 공매도에 대한 조사를 본격 시작했다.

또 보험사, 연기금, 증권사 등이 주식 투자를 확대했고, 기업 대주주 등은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를 떠받칠 예정이다.

그러나 상하이와 선전에 상장된 2,873개의 종목 중 절반가량이 거래 중지된 상태에서의 반등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반등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ING의 팀 콘든 이코노미스트는 너무 많은 주식이 거래 중지 상태라 지난 9일과 10일의 반등이 진정한 반등인지 의심이 든다며 "어떤 움직임도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고 자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0일 60개 이상의 기업들이 거래를 재개하긴 했으나 여전히 절반가량이 거래 중지된 상태다. 중국판 나스닥인 촹예반도 절반 이상인 279개 종목이 지난 10일 거래중지됐으며, 205개만이 거래됐다.

추이 헤드는 "시장이 계속 랠리를 보일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매도에 따른 피해가 "주식시장을 넘어설 것"이라며 은행과 증권사들의 대차대조표가 악화하고, 소비지출이 악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반짝 반등은 개인 투자자들의 패닉 심리를 진정시키는 데는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지수가 4,800선일 때 계좌를 개설했다는 한 개인 투자자는 신화통신에 "주식시장의 재앙은 우리와 같은 신규 투자자에게 잔인한 교훈이 됐다"며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지수가 반등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했다.

민생증권은 보고서에서 "자본시장의 성공 토대는 타격을 입지 않았다"며 장기적으로 중국의 채무조정과 개혁 가속화, 통화 완화 등이 시장을 떠받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주에는 오는 15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6월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지표가 부진할 경우 모처럼 반등한 지수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증시의 약세가 경제 전반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되는 가운데, 2분기 GDP가 예상치를 밑돌 경우 성장률 목표 달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지수가 강세로 올라서든 약세로 내려서든 시장의 광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금융은행연구소의 양 타오 연구원은 신화통신에 주식시장의 갑작스러운 등락은 거래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군중심리 때문이라며 자본시장의 국제화를 위해서라도 주식시장의 열기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해다.

그는 "졸부나 떼돈을 벌었다는 얘기로 가득 찬 금융시장은 지속 가능하지도 않으며 건강한 것도 아니다"라며 "기업의 장기 가치와 개선되는 생산성 등이 주식시장의 주요 벤치마크이자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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