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리샤오자(李小加) 홍콩거래소 행정총재가 JP모건 채용 비리 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과 입수한 이메일 자료를 인용해 리 총재가 JP모건에 근무할 당시 중국 공직자의 자녀와 지인을 고용하도록 추천한 사실이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리 총재는 2003년~2009년까지 JP모건 중국 회장을 역임했다.

소식통은 미국 당국의 JP모건 채용 비리 조사로 리 총재가 쓴 이메일도 드러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 총재가 채용 비리 건으로 대면조사를 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당국은 JP모건이 사업 이권을 대가로 중국 고위관료 자녀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는지를 조사해왔으며, 이를 계기로 JP모건은 아시아 지역 담당 임원들을 대거 교체한 바 있다.

WSJ는 리 총재가 2008년에만 최소 8건의 청탁을 포함해 많은 지인을 추천했으며 여기에는 당시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 몸담았던 황훙위안 상하이증권거래소 사장의 가족 친구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8명 중 일부는 8주간의 단기 인턴십에 참여했으며, 다른 이들은 1년짜리 일자리였다.

리 총재는 채용 결정을 내릴 때 JP모건이 받을 잠재적 이익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격이 부족한 경우나 회사에 자리가 없을 경우 등 과도하다고 판단되는 청탁의 경우 이를 특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리 총재는 WSJ에 보낸 서한에서 인턴십과 추천 고용은 자격 요건과 여러 자료에 기반해 결정된 것으로 회사의 법조팀과 컴플라이언스 직원들의 검토를 받은 것이라며 독자적으로 직원의 채용에 관여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수년 전에 있었던 인턴십과 추천 고용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이러한 사안을 다루는 공식적인 과정이 (회사 내에) 있었다"고 회상했다.

WSJ는 리 총재가 중국 고위 당국자의 자녀나 지인을 추천하면서도 자격을 갖추도록 요구했으며, 자격이 안 되는 경우에는 청탁을 거절했으며 때로는 해당 제도에 불만을 표했다고 전했다.

한편, 작년 리 총재와 상하이증권거래소의 황 사장은 홍콩증시와 상하이증시를 연계하는 후강퉁에 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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