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는 국내 건설사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재해제로 이란에 대한 수주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동시에 이란의 원유수출 확대로 낮은 수준의 국제유가가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가가 더 내려가면 재정이 악화된 중동 국가가 발주 예정 사업을 축소 또는 연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8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올해에만 가스, 석유, 등 인프라스트럭쳐 부문에서 총 600억달러(약 73조원)규모 사업을 발주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중 이란은 정제 시설을 현대화하는 사업을 우선순위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란은 주요 산유국임에도 원유와 천연가스 정제 시설이 낙후돼 내수용으로 휘발유를 하루 500만 배럴 수입하고 있다. 향후 3년간 노후화된 유전을 정비하고 가스전을 개발하려면 1천억달러(120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업체들도 가스 정제시설 현대화 사업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이란에서 사업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이 사업 역량을 갖춘 업체로 꼽혔다. 이들 업체는 이란 시장을 주시하면서 향후 진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이란 정부가 사업진행을 본격화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진단됐다. 작년 11월말 이란 정부는 원유 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석유개발 계약방식(IPC)을 공개했다. 그러나 외국 기업들은 저유가를 고려해 더 높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경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란 정부가 개발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추진하려면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외국계 자본에 적대적인 이란 내 강경파들의 반발을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원유수출에 나서면서 낮은 수준의 유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국내 건설사에 부정적 요인이다. 공급확대에 국제유가가 더 떨어지면 재정이 악화된 중동 국가들이 발주 예정인 프로젝트를 지연 또는 축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전망 기관들은 올해 이란의 증산물량을 40만BPD(일평균생산량)에서 최대 90만BPD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중동실장은 "이란 제재 해제가 국내 건설사에 좋은 소식임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저유가,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악화 등에 따른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 정부가 자금 조달능력이 부족한 면이 있기 때문에 금융과 결합해 국내 건설업의 이란 진출을 돕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바이유 현물가격 추이, 출처: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6901)>

hwr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