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홍콩 당국이 허위정보 유포 혐의로 애널리스트를 법정에 세웠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홍콩증권선물사무감찰위원회(홍콩증감회)는 애널리스트이자 공매도 투자자 앤드류 레프트를 항대부동산에 관한 허위정보 유포 혐의로 기소했다.

레프트는 2012년 6월 보고서를 통해 항대부동산이 파산상태며 이를 감추기 위해 최소한 6차례의 회계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항대부동산 회장의 학력은 가짜며 그가 마치 자신의 디즈니 왕국처럼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항대부동산은 그의 주장을 부인했지만 보고서 발간 당일 항대부동산의 주가는 11.4% 떨어졌다.

홍콩 당국에 따르면 레프트는 보고서 발표 전 항대부동산의 주식을 공매도해 170만홍콩달러의 차익을 남겼다.

WSJ은 레프트의 발언을 표현의 자유로 보는 지 아니면 이를 유죄로 판단할 것인지가 관심 대상이라고 전했다.

마이클 하트만 홍콩 시장교란행위심의처(Market Misconduct Tribunal) 의장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면서도 시민은 허위정보를 유포하지 않을 의무를 진다고 말했다.

항대부동산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22.7% 증가하는 등 외형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부채에 의존한 자금조달 구조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무디스는 항대부동산의 성장 전략에 의문을 표시하며 기업의 채권 등급을 정크(투기)등급으로 낮춘 바 있다.

반면 회사의 재무 상태를 감사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감사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WSJ은 당국이 이번 사건을 통해 중국 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부정적 전망을 내놓는 애널리스트에 불편한 심경을 표출한 것으로 봤다.

한편 일부 투자자들은 레프트가 유죄 판결 받는다면 시장심리가 얼어붙고 애널리스트들의 비판적인 시각이 사라질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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