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강세로 유가 하락…채권금리 보합권 혼조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새해 첫 거래일 경제 지표 호조와 미국 새 정부의 정책 기대 등이 이어져 상승했다.

달러화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 등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져 올랐다.

미국 국채가격은 건설과 제조업 지표 호조에도 보합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산유국 감산 이행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

이날 경제지표는 긍정적으로 나왔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제조업 활동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아 제조업 부문이 상당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53.2에서 54.7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53.6을 웃돈 것이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정보제공업체 마르키트도 신규 수주 증가와 재고 축적이 고용 증가로 이어지며 12월 미 제조업 PMI 확정치가 전월 54.1에서 54.3으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21개월래 최고치다. 예비치는 54.2였다.

IHS 마르키트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경제학자는 "지난해 말 호조를 보인 제조업지수는 올해 성장세가 더 올라설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현재 수주 증가와 향후 낙관적인 기대가 기업들의 재고와 생산능력 확충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건설지출도 10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해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예상보다 상승할 것임을 시사했다.

미 상무부는 11월 건설지출이 0.9% 늘어난 연율 1조1천800억 달러(계절 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6년 4월 이후 최고치다. WSJ 조사치는 0.5% 증가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5월과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각각 33%와 47.7%로 반영했다.

한편,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가 전월 대비 0.7%, 전년 대비 1.7% 상승했다. 두 수치는 WSJ이 조사한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전월 대비 0.6%, 전년 대비 1.5% 상승을 웃도는 것이다.

독일의 12월 실업률(계절 조정치)이 6.0%로 집계됐다. 독일의 실업률은 두 달 연속 1990년 10월 동서독 통일을 이룬 뒤 최저 수준을 이어갔다.

전략가들은 이번 주 4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5일 12월 ADP 고용보고서와 12월 ISM 서비스업 PMI, 6일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 등을 주목했다.

6일에는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은 총재,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새해 첫 거래일 미국 새 정부의 정책 기대 등이 이어져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9.16포인트(0.60%) 상승한 19,881.7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9.00포인트(0.85%) 높은 2,257.8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5.96포인트(0.85%) 오른 5,429.0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수는 장중 유가 하락에 상승 폭을 일부 축소하기도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정책 기대가 투자 심리에 지속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통신업이 1.9% 상승하며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헬스케어가 1.4% 올랐고 에너지도 1.1% 오름세를 보였다. 이외에 금융과 산업, 소재, 부동산, 기술 등 유틸리티를 제외한 전 업종이 올랐다.

증시는 지난해 11일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규제 완화와 재정 지출 확대 정책 전망으로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보였다. 지수는 연말부터 거래량 감소 속에 상승 강도는 다소 약화했지만, 꾸준히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이날 시장은 경제지표와 유가 움직임 등을 주목했다.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이며 경제 개선에 대한 자신감에 힘을 실었다.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주가는 트럼프 당선인의 GM 차량에 대한 관세 부과 필요성을 언급한 트윗에도 0.89% 상승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GM은 멕시코에서 만든 쉐보레 크루즈 모델을 국경을 통해 면세로 미국 차 딜러에 보내고 있다"며 "미국에서 만들든지 대규모 관세를 내라"고 말했다.

GM은 이에 대해 대부분 쉐보레 크루즈 모델은 미국에서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포드의 주가는 이날 16억 달러 규모의 멕시코 공장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7억 달러를 투자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공장을 확장하겠다고 밝힌 후 3.7% 상승했다.

통신회사인 버라이즌의 주가는 씨티그룹이 투자 의견을 '매수'로 상향해 2.2% 상승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의 정책 기대로 증시가 강세 흐름을 나타냈지만, 주가 가치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7.76% 내린 12.9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건설과 제조업 지표 호조에도 보합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대비 0.4bp 오른 2.45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은 전장보다 4bp 상승한 1.199%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3bp 하락한 3.045%를 나타냈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2017년 첫 거래일 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중국, 유럽, 미국 지표 호조에 경제 성장과 물가 호조 기대가 겹쳐 하락 출발했다.

뉴욕 금융시장은 새해 연휴를 마치고 이날 3일 만에 개장했다.

미첼마켓리포트의 마티 미첼은 프랑스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독일 CPI가 높게 나온 데다 영국의 12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도 예상치를 넘어서 2014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56.1을 기록했다며 유럽 증시는 오르고 독일 10년 만기 국채는 7bp, 프랑스는 9bp, 영국은 10bp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독일의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더 오른 데다 미국 제조업 호조, 유가 상승 등의 이유로 일반 국채를 팔고, TIPS를 매수하는 물가 거래가 증가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와 물가연동국채(TIPS) 간 수익률차이(BER, break-even rate)가 한때 2.006%포인트에 달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 2%를 웃돌았다.

이는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며 국채시장 참가자들이 앞으로 10년간 평균 물가가 2.006%에 달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BER은 지난해 12월 초에도 연준의 물가 목표치 2%를 잠시 넘었으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내려앉은 바 있다. 지난해 6월에는 1.36%포인트, 2월에는 1.21%포인트에 불과했다.

매뉴라이프자산관리회사의 마이클 로리지오는 "물가 기대의 정상화는 미 국채에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는 또 궁극적으로 연준이 금리 인상을 더 가속할 수 있게 한다"고 분석했다.

RW프레스프리치앤코의 래리 밀스타인 매니징 디렉터는 "요점은 투자자들이 올해를 낙관하면서 '리플레이션 거래'를 지속할 것이라는 점이다"며 "세계 경제는 과거 몇 년간 봐왔던 수준보다 더 나아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리플레이션 거래는 통화팽창 정책과 재정부양 정책 수혜를 입는 증권에 투자하는 거래 전략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방식은 채권을 팔고, 주식을 산다.

새로운 회사채 발행 물량 등 공급 측면도 국채가에 하락압력으로 작용했다.

시포트글로벌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이날 미 국채 매도세의 대부분은 유럽 국채에 대한 헤지와 새로운 회사채 공급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재니몽고메리스콧의 앨런 샹켈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 주에 420억 달러의 신규 채권발행이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유가 반락에 따른 뉴욕증시 오름폭 축소 등으로 한때 반등하기도 했다.

전략가들은 대부분 올해 국채가 하락을 전망했다.

DA데이비슨의 앤 헐리는 리플레이션 거래는 과도했고 트럼프가 시장에 실망을 안겨줄 위험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트럼프 공약의 실패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계속 지표가 좋으면 시장은 리플레이션 거래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이체방크는 10년물 수익률이 올해 말 3.1%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고, 크레디트스위스은행과 로열뱅크오브캐나다는 3%를 예상했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각각 2.85%와 2.75%를 내다봤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 등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져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7.73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6.88엔보다 0.85엔(0.72%)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40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524달러보다 0.0122달러(1.17%)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2.46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3.03엔보다 0.57엔(0.46%) 밀렸다.

달러화는 지난해 말 거래가 줄어든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매입 일시 중단으로 나타났던 유로화 강세에 대한 되돌림 거래로 유로화와 엔화에 모두 상승 출발했으며 미 지표 발표 후 더 올랐다.

라보뱅크는 지난해 말의 유로화 강세로 투자자들이 유로화를 매도할 기회를 잡았다며 작년 크리스마스 때의 거래 수준으로 유로화가 되돌아갔다고 설명했다.

BK자산관리회사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매니징 디렉터는 "달러화는 미 경제가 상대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성장 촉진책과 규제 완화로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로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슐로스버그는 다만 "트럼프의 정책이 실행되는 데는 몇 개월이 걸릴 것이다"며 "또 기대가 매우 크기 때문에 실망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미국 지표 발표 후 수직으로 올랐던 달러화는 매도세에 밀려 오름폭을 줄였다.

BNY멜론의 네일 멜로 외환 전략가는 "지난해 마지막 두 주는 명백하게 달러 강세의 휴지기였다"며 "투자자들은 새해 들어 다시 달러 강세 베팅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달러화 강세는 신흥 시장에 나쁜 영향을 줘서, 달러가 강세로 너무 멀리까지 가지 못하도록 연준을 조심하게 할 것이다"라며 "달러에 대한 위험 중 하나는 연준이 너무 이르게, 또 너무 많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유로화는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방향 차이가 주목받으며 지표 호조에도 하락압력을 받았다.

멜로는 "지난 10년간 중국은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을 낮추고 유로화 비중을 높였다"며 "중국은 이제 유로화 매도를 시작할 것이고 이는 유로화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유가 반락에 따른 뉴욕증시 오름폭 축소 등으로 상승 폭을 더 줄였다.

씨티그룹의 스티브 잉글랜더 전략가는 12월 FOMC 의사록이 달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잉글랜더는 "FOMC 내 다양한 시각의 존재가 성명에서보다 더 뚜렷하게 나올 수 있다"며 "게다가 투자자들은 FOMC 내 비둘기적인 변화에 주목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산유국 감산 이행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39달러(2.6%) 하락한 52.33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약 2주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유가는 장 초반 강세를 나타냈지만, 미국 제조업 지표 등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발표된 영향으로 달러화가 상승세를 보이며 하락 전환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의 상대적인 가격 매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세계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3.23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종가는 102.87이었다.

전문가들은 새해 거래를 시작하면서 일부 거래자들이 달러화 강세에 따른 원유시장 영향에 대한 전망을 조정하고 있다며 기존보다 전망이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또 산유국들의 감산 이행에 대한 불확실성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고 진단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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