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현대'가 여의도로 돌아온다. 현대증권이 4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범현대가' 바통을 HMC투자증권이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특허청은 다음 달 중 현대차그룹의 '현대차투자증권' 상표 등록을 마칠 예정이다. 그룹이 이 기간에 수수료를 납부하면 1~10년간 '현대차투자증권'이란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신흥증권이 현대차그룹에 인수될 때 사명은 '현대IB증권'으로 정해진 바 있다.

합병과 새 회사 출범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후 현대그룹에서 '현대'라는 문자에 사용금지 가처분을 내 승소해 현대IB증권도 울며 겨자 먹기로 'HMC투자증권'이라고 이름을 바꿨다. 현대차의 명실상부 자회사지만 이름 사용권에서 고배를 마신 것이다.

이에 현대차의 영문명인 HMC(Hyundai Motor Company)로 사명을 바꾸게 됐다.

이름은 포기했지만 현대차그룹의 '현대' 혈통 보전 노력은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말에는 현대그룹 재무통인 이용배 HMC증권 영업총괄담당 부사장을 HMC투자증권 사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이 사장은 이미 지난해 5월부터 HMC증권 부사장으로 근무해왔다.

그는 현대차에서 경영관리실장과 기획조정실장, 기획·재경 등을 담당하는 부사장을 지낸 정통 현대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증권이 새로운 회사가 비슷한 이름으로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고 주장한 점이 소송의 원인이었다"며 "현대라는 이름의 메리트가 얼마나 큰 지 보여주는 사례로 HMC투자증권이 이름을 바꾼다면 일반 고객들의 인지도도 크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룹에서 직접 재무통을 보낸 것은 그만큼 그룹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일각에서 매각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상표 출원과 임원 임명 등을 봤을 때 그룹의 HMC투자증권 애정을 엿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