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회사채 시장의 거품이 내년 미국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마켓워치는 27일(미국시간) 크레디트 시장이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데 대다수 애널리스트가 동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매체는 그간 기업들이 저금리 환경을 기회로 삼아 채권을 대거 발행해왔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기업들이 단순히 저금리로 자금을 재조달한 것이라면 대차대조표가 건전해졌다고 볼 수 있지만 주주 환원을 위한 자금 조달인 경우가 많아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고 매체는 경고했다.

일례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AA+' 등급을 받은 애플은 주주 환원 정책을 이행하기 위해 회사채를 대거 찍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7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50억달러 규모로 회사채를 찍은 지 채 2개월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발행에 나서는 등 채권 발행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매체는 미국의 회사채 발행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다고 전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투자 등급 회사채의 발행 건수는 2천127건으로 규모가 1조4천400억달러에 달했다. 2016년에 기록한 1조3천40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고금리 회사채의 발행 건수는 469건으로 총 발행 규모는 2천663억달러로 역대 4위 기록이라고 딜로직은 분석했다.

매체는 연준을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유동성을 회수하는 가운데 수익률 곡선도 평탄화되고 있다며 회사채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고점에 다다른 것은 그간 투자자들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투기 등급 회사채인 정크본드와 미국 국채 금리 간의 격차는 좁혀진 상태다.

모건스탠리의 애덤 리치먼드 크레디트 전략가는 "글로벌 중앙은행이 정책에 변화를 주고 있는데도 시장은 안도하고 있다"며 "시장은 완화 기조가 끝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캐너코드제뉴이티의 브라이언 레이놀즈 전략가는 "회사들이 더는 빚을 질 수 없게 되면 주가도 떠받칠 수 없게 된다"며 회사채 시장의 거품이 증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회사채 시장의 거품이 증시에 충격을 주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주장이 있다면서도 거품이 터지면 금융 위기 이후 나타나지 않았던 신용 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레이놀즈 전략가는 "레버리지란 상황이 좋을 때 제 몫을 톡톡히 하지만 상황이 나쁠 땐 재앙과 같다"며 "사람들이 안전한 투자처를 물색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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