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미국시간) 미국과 유럽이 환율을 두고 충돌했다며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몇 마디 말로 외환 시장을 출렁이게 했다며 '환율 전쟁'이라 부르긴 어렵지만 '국지전'으로 부를 수 있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들의 발언이 나온 뒤에도 달러화는 지속 하락했는데 드라기 총재가 므누신 장관에게 패배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므누신 총재는 이틀에 걸쳐 약달러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보여 오르막을 걸어온 유로-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신문은 드라기 총재가 유로화 강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나섰으나 1차 방어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그는 유로화가 상승할 때마다 환율 변동성이 물가 전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해 추가 상승을 막았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ECB 통화정책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작년과 같은 전략을 펼쳤지만 오히려 유로-달러 환율은 1.25달러를 뚫고 올라가며 가파르게 상승했다.

드라기 총재는 한발 더 나아가 최근 일부 정책 결정자들이 특정 환율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는 국제적 합의에 배치되는 발언을 했다면서 비판의 날을 세웠다.

므누신 장관을 겨냥한 발언으로 사실상 직격탄을 날린 것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하지만 유로-달러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화 강세를 바란다고 말하기 전까지 오름세를 유지해 강도 높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의미가 퇴색됐다.

한편, 신문은 드라기 총재 역시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로존의 경제 성장세가 강한데도 여전히 완화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문은 또 달러화가 대다수 통화에 약세인 것이 현재 화두인데 유로화는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며 파운드화 강세로 달러화 약세의 여파가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신문은 달러화가 올해에만 3.7% 떨어졌는데 이처럼 가파른 하락세가 계속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ECB의 노력에도 현재로선 달러화 하락을 막을 재료는 미국 자신 외에는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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