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지만, 막상 주식시장에 데뷔한 기업의 주가는 시원찮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증시 부진에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신규 상장주에 쏠린 관심이 줄어든 데다 잠재적 물량 부담인 오버행 이슈가 겹친 탓이 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신규 상장(재상장 포함)한 기업은 26곳으로 집계됐다

하반기가 시작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각각 7건과 6건을 상장했다. 키움증권이 3건,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IBK투자증권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상장 봇물이 터졌다 해도 상장기업의 주가는 상장 첫날보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롯데정보통신은 7월27일 2만9천원에서 전일 2만6천550원으로, 티웨이항공은 8월1일 1만1천550원에서 전일 1만950원으로 하락했다.

한일시멘트만 지난 8월6일 11만9천원에서 전일 14만7천원으로 올랐다.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의 주가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일 상장한 오파스넷은 상장 첫날부터 13.04% 하락했고, 방탄소년단 테마주로 주목받은 SV인베스트먼트도 공모가 7천원보다 소폭 올랐다 5천390원까지 내렸다.

한국유니온제약, 휴네시온, 에스에스알, 바이오솔루션, 아이큐어, 올릭스, 엠코르셋도 상장 첫날보다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대유는 1만2천400원에 출발해 1만3천550원으로 올랐다.

증권업계에서는 신규 상장주의 부진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규상장은 대주주, 전략적 투자자의 잠재 매도물량에 따른 오버행 이슈를 피하기 어렵다.

자사주는 상장직후 6개월 이내에 팔 수 없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올라도 대규모 매물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어서다.

특히 공모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들어온 공모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은 공모가에 팔더라도 남는 장사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터키 리스크에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신규 상장주식에 대한 관심마저 시들해졌다.

코스닥벤처펀드 자금에 고공행진을 펼치던 공모주 청약 경쟁도 최근에는 주춤해졌다.

유가증권시장에 지난 8월1일 상장한 저가항공회사 티웨이항공의 청약경쟁률은 1.15대1에 그쳤다. 7월27일에 상장한 롯데정보통신 역시 경쟁률이 34대1에 그쳤다.

오히려 지난 7월23일 여성 언더웨어회사인 엠코르셋의 청약경쟁률이 51.47대1로 더 높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공모가격이 낮게 책정되면 상장 직후 급등하는 공모주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기관투자자의 수요로 공모가가 높아지면서 이보다 더 오르려면 추가적인 모멘텀이 필요해졌다고 진단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은 "신규 상장의 경우 오버행 이슈가 있는데다 공모주 경쟁률이 별로 높지 않다"며 "하반기 증시는 무역분쟁, 터키 이슈 등이 대부분 반영된 상태라 9월부터는 리스크요인이 해소될 수 있겠으나 신규 상장주식이 남다른 관심을 받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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