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부동산 가격이 10~20% 하락하고 가구당 경상소득이 25% 감소하면 시중은행이 22조원가량의 손실을 낼 것으로 한국신용평가가 25일 전망했다.

한신평은 이날 여의도 우리투자증권 우리아트홀에서 '금융기관 업종별 가계부채 위험 분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가계소득과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면 국내 시중은행 7곳은 모두 22조1천60억원의 손실을 볼 것이다"고 진단했다.

한신평은 부동산 가격 급상승 전인 2005년 소득 대비 가격(Price to Income Ratio, PIR)을 반영해 수도권 거주가구의 보유 부동산 매각 가치가 20%, 비수도권 10% 하락하는 경우를 가정했다.

여기에 가구 경상소득은 외환위기 때처럼 25% 감소하고, 모든 금융기관이 차환이나 만기연장 없이 채권 회수를 시도한다고 가정하고 스트레스테스트를 시행했다.

그 결과 국내 시중은행은 자기자본이 92조5천760억원(3월말 현재)에서 71조8천90억원으로 20조7천670억원 감소하고, BIS 자기자본비율은 14.3%(지난 3월 말 현재)에서 11.5%로 2.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신평은 다만 "시중은행은 소득과 자산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시중은행은 BIS 비율이 감독기준인 8% 이상은 웃돌며 비교적 양호한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저축은행과 신용카드사, 캐피탈사에 대해 같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행한 결과 감독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은 자기자본이 3조4천590억원에서 1조9천820억원으로 줄고 BIS비율은 6.8%에서 4.0%로 감소하며 규제 수준인 5.0%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신용카드사는 레버리지배율이 4.2배에서 6.4배로, 캐피탈사는 8.1배에서 16.6배로 오르며 각각 6배와 10배인 규제 수준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신평은 "금융지주사가 인수한 저축은행은 자산클린화와 자본확충이 진행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며 "캐피탈사는 영업기간이 긴 곳은 리스크관리능력을 갖췄지만, 최근 가계대출 업무를 시작한 경우 약간의 스트레스에도 큰 폭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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