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OPEC+)들은 오는 6~7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내년도 석유 생산량을 줄일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 주목할 점은 산유국들이 감산할지와 감산을 한다면 감산 규모가 100만 배럴을 넘어설지다.

OPEC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에너지장관은 지난 2일 주요 산유국들이 이번 회의에서 내년 생산량 감축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무함마드 빈 하마드 알룸히 오만 석유장관도 OPEC 회원국 간에 석유생산량을 줄여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있다고 언급했다.

감산 기대가 커지면서 유가는 최근 반등세를 보여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내년 하루 100만 배럴을 감산할 것을 제안한 바 있으며 OPEC 자문기구인 OPEC 경제위원회는 10월 수준보다 하루 평균 130만 배럴 줄여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감산 규모가 하루 120만~140만 배럴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OPEC 회원국의 러시아는 일단 산유량 조절(감산) 협정을 오는 2019년까지 연장하기로 하는 등 OPEC과 행보를 같이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는 사우디의 감산 규모에 대해 과도하다고 보고 있어 100만 배럴 이상의 감산 규모에 합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OPEC 3위 산유국인 이란이 감산에서 예외를 원하고 있는 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끊임없이 감산에 반대한다고 언급하고 있는 점은 이번 감산에 최대 걸림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바라건대 OPEC은 석유 공급량을 제한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세계는 더 높은 유가를 보기를 원하거나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는 이번 산유국 회의에서 감산을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압박한 것이다.

문제는 감산을 바라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복잡해진 상황에서 트럼프의 요구를 어떻게 돌파해낼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카슈끄지 사건에서 사우디를 두둔해왔지만, 만약 사우디가 감산을 결정한다면 트럼프와 사우디의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이 직접적으로 원유 감산 결정이 나더라도 미국 제재 등을 이유로 여기에서 면제되길 바란다고 언급하는 등 감산에 동참하지 않을 뜻을 지속해서 시사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이날 빈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제재가 해제될 때까지 이란은 미래 산유량 결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회의에서 OPEC을 탈퇴하기로 한 카타르의 영향이 어디까지 미칠지다.

앞서 카타르는 내년 1월 1일부로 OPEC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카타르의 하루 석유생산량은 61만 배럴로 사우디의 5% 정도에 그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사우디와 러시아, 미국 등 주요 산유국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OPEC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이에 사우디가 회원국들을 규합해 시장 영향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OPEC 2위 산유국인 이라크가 감산에 동참할지 여부다.

이라크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460만 배럴에 달한다. 따라서 이라크의 동참이 없다면 감산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이라크는 앞서 현재 하루 평균 460만배럴인 생산량을 내년 500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OPEC을 탈퇴할 가능성이 있는 다음 회원국으로 이라크를 지목하고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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