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신한금융투자는 신한금융지주의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재무 상태가 탄탄한 증권사에 속한다. 하지만 최근 국내 증권사 중 부정적 평판 리스크가 가장 우려되는 곳으로도 꼽히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관련 비리에 연루됐다는 감독당국의 발표는 금융회사로서의 신뢰도에 직격탄이 됐다. 독일 헤리티지부동산 파생결합증권(DLS) 환매중단에 50% 가지급을 결정했지만, 이 역시 현지 시행사의 못 미더운 행보에 투자자의 불신을 낳았다.

신한금투는 금융회사 중 법인 대상 라임펀드 판매액이 2천46억원으로 가장 많다. 뒤이어 신한은행 1천72억원, 우리은행 1천46억원 순이다. 개인 판매액도 우리은행, 신한은행에 이어 신한금투가 1천202억원으로 세 번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14일에 라임자산운용 실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라임 및 신한금투는 무역금융펀드에서 부실 발생 사실을 은폐하고 정상 운용 중인 것으로 오인케 하여 동 펀드를 지속판매한 혐의가 있다"고 적시했다.

신한금투의 전 PBS본부장이 라임 사태에 깊이 관여하면서 퇴임 후 체포되기도 했다.

라임사태와 헤리티지DLS 사태로 사장이 바뀌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병철 전 사장은 투자자에 사과의 뜻을 표명하며 임기 1년여 만에 물러났고, 이영창 사장이 새로 부임했다.

라임과 대규모 TRS 계약이 끼어있는 점도 문제다.

신한금투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 사모펀드 1조6천억여원 중 증권사와 맺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이 총 6천700억원에 달한다.

신한금투는 KB증권과 함께 라임펀드에 TRS 계약을 통해 레버리지를 제공해 준 상태다. 문제는 라임사태 해결 과정에서 TRS를 회수하게 돼 있어 일부 펀드의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고, 이에 대한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말 보고서에서 "무역금융펀드 전반에 대한 감독당국의 조사 결과와 PBS 제공에 따른 구체적인 거래 관계와 금액 등을 점검해 신한금투의 손실발생 가능성, 평판 저하 가능성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신한금투, 신한지주, 대신증권은 나란히 기업지배구조원의 환경경영(E)·사회책임경영(S)·지배구조(G)를 반영한 ESG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신한금투는 무역금융펀드 부실은폐와 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지배구조 등급이 B+에서 B로 떨어졌다. 그나마 비상장 회사여서 환경, 사회평가 대상은 제외됐다.

한신평은 "지난해 4분기 중 신한금투는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대한 TRS제공 관련해 기초자산의 회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LAM Enhanced Trade Finance Fund III L.P.에 대해 전액 손상차손(2천338억원)을 인식했다"고 언급했다.

향후에도 라임자산운용 펀드판매 관련 배상의무 혹은 당국의 규제 등으로 재무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신평은 내다봤다.

이와 함께 감독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게 될 경우 영업 전선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신한금투도 최근까지 투자은행(IB) 업무에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한국신용평가는 4월 회사채 평가 보고서에서 "총위험액이 빠르게 증가 추세를 보여 위험인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순자본비율 적용 이전의 감독지표인 총위험액 대비 영업용 순자본 비율이 2016년 말 327.5%에서 2018년 말 152.9%까지 하락했는데 이 과정에서 외화수익증권 투자와 대출채권, 우발부채 등 여신성 익스포저 확대로 인한 총위험액 증가가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연결기준으로 본 총위험액은 2018년 12월 말에는 1조8천663억원이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2조3천78억원으로 증가했다.

2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신한금융투자의 채무보증 규모는 5조1천675억원으로 2018년 말 3조2천427억원에 비해 약 2조원이 늘었다.

이 중 지급보증과 매입보장약정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매입 확약은 눈에 띄게 급증했다.

매입확약 규모는 2018년말 1조9천720억원에서 지난해말 4조379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레버리지 비율은 733%에서 740%로 소폭 증가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유관산업 노출도는 다른 증권사에 비해 크지 않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항공기 분야에 1천118억원, 해운업에 250억, 선박에 127억원, 해외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123억원으로 총 1천688억원 정도 익스포저가 있다. 이는 자기자본대비 비중이 4.0%다.

다만 신한금투는 신한지주의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어 재무 압박은 별로 없다.

2019년 하반기에 신한지주가 6천600억원의 유상증자를 해주면서 자본적정성 지표도 개선됐다.

한신평은 "자산과 부채의 매칭 현황, 그룹의 신인도 등을 고려할 때 재무 융통성은 양호하다"며 "2019년말 기준 현금화 가능 자산은 24조8천억원으로, 유동성 부채의 114.5%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은행권 및 한국증권금융과의 미사용 차입약정 한도, 신한금융그룹의 신인도 등을 고려할 때 대체자금 조달 능력 역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신한금투는 2019년 4분기중 우발부채가 급증하면서 이를 감안한 조정 유동성비율이 100%를 밑돌았으나 이 역시 향후 100% 이상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분기 실적은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80억원, 당기순이익은 467억원으로 전년동기 707억원, 708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영업비용이 1조7천370억원에서 4조7천696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 신용손실 충당금 전입액은 105억원으로 전년동기 31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주식시장 거래 대금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했고, GIB 수익도 견조했는데 코로나19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돼서 운용부문 평가손이 발생해 전체 수익은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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