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방탄소년단의 빌보드차트 1위 소식과 더불어 기대를 모았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청약 첫날이 예상보다 신중한 분위기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청약 마감일에 자금이 몰릴 가능성을 보며 눈치 게임을 펼치는 한편, 상한가가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 저울질하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청약 첫날인 전일 빅히트의 일반 공모주 청약의 경쟁률은 89.60대1로 청약 증거금은 총 8조6천242억원이 몰렸다.

SK바이오팜의 첫날 청약경쟁률이 61.93대1, 카카오게임즈가 427.45대1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세 번째 대어급인 빅히트의 80대 경쟁률은 다소 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청약증거금 역시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58조5천543억원으로 SK바이오팜의 30조9천억원대 증거금을 웃돌며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이에 비해 빅히트의 첫날 청약증거금은 8조원대로 온도 차가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공모주 청약 첫날의 눈치 보기가 이어지다 마감일에 집중되는 패턴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빅히트의 청약 첫날 경쟁률이 89.60대1이었지만 마감일 경쟁률은 200대1에 육박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최종 청약경쟁률이 1천500대 1을 넘나들면서 청약을 한 투자자들이 입맛만 다셔야 했다.

빅히트의 공모가가 13만5천원으로 카카오게임즈보다 더 높지만, 청약경쟁률이 더 낮다면 배정 가능성은 더 높은 셈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경쟁률이 200대1이면 2천700만원에 1주, 청약증거금 50%를 감안하면 약 1천350만원에 1주를 받을 수 있다"며 "경쟁률이 500대1, 600대1로 높아진다면 7천만원, 1억원에 1주가 되겠지만 첫날 눈치보기를 고려하면 200대1 정도로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누그러진 것도 빅히트의 청약 경쟁률에 한 몫했다.

자금이 대거 몰렸던 카카오게임즈 청약 당시에는 직전의 SK바이오팜 '따상상'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컸고,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신청도 급증했다.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올 유인이 충분했던 셈이다.

하지만 증권사 신용공여나 예탁증권담보대출이 위축된 데다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대출도 최근 들어 제한됐다.

금융당국이 지난 9월25일 5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에 신용가계대출 속도 조절을 압박하면서 신용대출 금리가 인상됐고, 한도가 축소됐다.

이런 상황에서 SK바이오팜의 기관 3개월 보호예수기간이 전일 종료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기관보유분은 170만5천534주다. 6개월을 의무보유 기간으로 설정한 492만여주도 남아있지만 일부 물량이 팔릴 가능성이 있다.

전일 SK바이오팜 주가는 10.22% 급락한 14만500원에 마감했다.

빅히트는 기관투자자가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는 보호예수(의무보유확약)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1개월이 43.9%로 가장 많고, 6개월 이상 확약 비중은 22.2%에 그쳤다. 즉, 기관투자자들이 장기 보유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셈이다.

이에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빅히트의 청약 마감일 경쟁률이 더 높아질 수 있지만 카카오게임즈 수준의 광풍은 아닐 것으로 예상했다.

한 IR관계자는 "보통 첫날보다 둘째날 몰리는 경향이 크다"며 "카카오게임즈는 가격이 싸고, 워낙 널리 알려졌던 경우였기에 첫날부터 많이 몰렸지만 이번 빅히트 첫날 경쟁률은 적은 수준이 아니다"고 짚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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