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통화시장도 대선 변수를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추세적 약세,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7일 서울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하락하며 1,161.00원에 마감했다.

전일 장중에는 1,150원대로 잠시 하락하며 지난 1월 이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가운데 미국 대선 구도는 한층 더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외신이 전한 여론조사 결과 등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는 16%까지 벌어진 상태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자가 당선될 경우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자가 당선될 경우 미·중 무역 갈등이 소폭 완화할 수 있고, 위안화가 강세를 보여 원화가 이에 연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6.71위안대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4월 이후 17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의 하락은 위안화 강세를 의미한다.

또 임기 4년 동안 추가 2조 달러를 투자한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는 바이든 후보자가 당선될 경우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달러를 약세로 이끌 수 있다.

이 경우 달러-원 환율도 추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적으로 부각된 지난해 4월의 레벨인 1,140원대까지도 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미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분위기가 바이든 후보자 쪽으로 쏠리는 느낌이다"며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도 달러화 약세를 따라가면서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바이든 후보자 당선 베팅이 늘어났고, 미·중 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위안화가 추세적 강세를 보인다"며 "달러-원 환율도 이에 연동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진 사흘 만에 조기 퇴원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여론 조사 결과 등에 따르면 힐러리 클린턴의 무난한 당선이 전망됐으나 예상을 뒤엎고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던 과거 선례 등을 고려하면 특히 그렇다.

또 바이든 후보자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민주당 내 반중 여론이 다수이고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중국 책임론이 힘을 얻고 있는 만큼 미·중 갈등이 일소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 내에서 반중 여론이 우세하고, 코로나19에 대한 책임론으로 양당 모두 중국에 우호적이지는 않다"며 "바이든 후보자가 당선되고 미·중 갈등이 해소되기를 기대하는 심리도 있지만, 막상 바이든 후보자가 된다고 하더라도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현 단계에서의 지지율로 당선 후보자를 가늠하기가 어렵고, 설령 바이든 후보자가 당선이 된다고 하더라도, 급격한 달러 약세가 올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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