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스 보도는 이러한 사례 중 하나

헤지펀드 매니저 "보고서가 항상 맞는 것은 아냐"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정확한 정보는 투자에 향배를 가르는 핵심이지만, 항상 이러한 정보에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CNN은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트럼프 행정부가 소수 지지자 그룹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져올 위험성을 사전에 경고해 3월 초 주식시장의 대폭락을 불렀다고 보도한 점을 인용하며 이를 월가에 만연한 정보 접근성의 비대칭적 사례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참모들은 지난 2월 24일부터 사흘간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친(親)트럼프 성향인 후버재단 이사진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여기에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코로나19에 대해 "지금까진 막아냈지만, 앞으로는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갖고 있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후버재단 관계자들은 커들로 위원장의 발언을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였고 후버재단 이사인 윌리엄 캘러넌은 헤지펀드 운용사인 애펄루사 매니지먼트의 창업자인 데이비드 테퍼 회장에게 간담회 내용을 설명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 이메일은 애펄루사 매니지먼트 직원들에게도 회람된 뒤 다른 헤지펀드 운용사들에도 전파돼 결국 주가 폭락을 불렀다.

다우지수는 2월 24일과 25일 이틀간 1900포인트가량 하락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이 그달 25일 미국에서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등 확산이 나타날 가능성을 경고했고, 실제 팬데믹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우려를 부채질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간 주가가 대폭락하자 이러한 경고를 낸 CDC를 크게 질타했으며 보좌진들에 시장의 우려를 야기할 수 있는 예측은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가 폭락에도 코로나가 매우 잘 통제되고 있으며 주식시장이 이제 좋아 보이기 시작했다고 언급하며 불안을 달래는 모습을 보였다.

CNN은 타임스는 해당 간담회 내용이 증권법을 위반한 것은 아닐 수 있지만, 현대 금융시장에 노출된 불공정함의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며 하지만 엘리트 투자자들은 일반 투자자보다 더 빠른 기술과 더 나은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헤지펀드 SAC 캐피털에서 일한 바 있는 월가 베테랑 니콜라스 콜라스에 따르면 컨설턴트들은 분석 보고서를 연간 10만달러(약 1억원)에 헤지펀드들에 판매한다. 또 고급 보고서에는 이보다 많은 수십만달러를 청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분석 보고서가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

콜라스는 이번 경우에는 상당히 정확히 상황을 예측해냈지만, 컨설턴트들이 항상 옳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를 창립한 콜라스는 자신이 SAC캐피털에 몸담을 당시 이 회사가 저 회사를 살 것이라는 얼마나 많은 전망을 들었는지를 말해줄 수는 없지만, 당시 그들이 말한 90%는 틀렸다고 귀띔했다.

그런데도 헤지펀드 등과 같은 트레이더들은 일반 투자자들이 내지 못하는 비용을 내면서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있다.

애플 주식을 지난 6월에 매각한 34세의 쇼나 클락은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더 좋은 정보가 있었더라면 자신이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경제에 대한 우려와 현금이 필요해져 애플 주식을 매각했고, 이후 애플 주가는 30% 이상 추가로 올랐다.

더 많은 정보를 얻는다고 항상 헤지펀드 투자자들이 더 잘하는 것도 아니다.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헤지펀드의 수익률을 추적하는 지수는 9월 말 기준 올 한해 거의 변동이 없었다. 반면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9월까지 8%, 나스닥지수는 30%가량 올랐다.

이는 해당 지수에 롱 포지션을 취한 일반 투자자들이 헤지펀드보다 더 나은 성과를 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콜라스는 "(이 때문에) 비공개 코로나 간담회의 정보를 원하느냐?"라고 자문한 뒤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이는 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고 상상하기 어렵다"라며 다만 "당시 진행되는 상황에 나름의 견해를 갖고 이를 마땅히 걱정하는 많은 투자자들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짐 차노스는 일반인들은 '걱정하지 말라, 바이러스가 통제되고 있다'고 말하는 일련의 백악관 브리핑을 받는 가운데, 다른 한쪽에서는 기부자나 내부자들이 백악관으로부터 더 걱정스러운 브리핑을 받고 있었다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밥 우드워드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2월 7일에 바이러스의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이나 위험성을 알고 있었으며 독감보다 치명적이라고 말한 것이 드러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트럼프는 대중 앞에서는 코로나를 독감에 비유하며 이를 큰 문제로 보지 않았다.

콜라스는 이번 사태는 투자자들이 투자에 있어 무엇이든 스스로 생각해야 하며 때때로 당국자들이나 경영진들은 가장 희망적인 그림만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는 에피소드라고 지적했다.

그는 "월가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며 이것이 바로 월가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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