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통화정책서는 "비둘기"…재정정책서는 "매"
옐런, 통화정책서는 "비둘기"…재정정책서는 "매"
  • 윤영숙 기자
  • 승인 2020.11.2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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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지팡이 있다면 세금 인상" 발언 눈길

금융규제는 강화…탄소세 인상 주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재무장관을 맡게 될 것으로 알려진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어떤 성향일까.



◇ 재정적자 우려해와…긴축 선호할 듯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옐런은 통화정책에서는 "비둘기(dove)"였을지 모르지만, 재정정책에 있어서는 "매(hawk)"의 성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옐런은 연준을 이끌 당시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를 지지했지만, 동시에 미국의 재정 부채에 대한 우려를 자주 표현한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옐런의 재정적자 우려 발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진입하기 직전에도 자주 나왔다.

이후 미국은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어느 나라보다 적극적으로 재정적자를 확대해왔다는 점에서 옐런은 지금과 같은 상황을 우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2020회계연도(작년 10월 1일~올해 9월 30일) 재정적자 규모는 작년보다 3배 늘어난 3조1천억 달러 정도다. 연방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규모 부양책을 가동한 데 따른 결과다.

미국의 재정적자 비율은 GDP의 161.1%로 세계 2차대전 종식을 위해 군비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던 1945년 이후 최대 수준이며, 국가 부채는 GDP 대비 102%로 늘어나 70년 만에 해당 회계연도의 GDP를 초과했다.

타임스는 옐런의 이전 발언을 고려할 때 그녀가 세금을 인상하지 않고서는 대규모 재정 지출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양당이 대규모 코로나19 추가 부양책을 논의하는 가운데, 공화당은 국가 부채 부담을 우려해 부양책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며 민주당은 경기 부양이 우선이라고 맞서왔다.

옐런은 2018년 한 인터뷰에서 미국의 부채 경로가 "지속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내게 마술지팡이가 생긴다면 세금을 인상하고 은퇴 지출을 삭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은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사회보장연금을 삭감할 것을 제안하며 민주당의 민감한 정치적 이슈를 건드리기도 했다.

그는 작년 가을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당장 추가 세수가 없다면 (재정적자 문제가) 해결될 수 없겠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에 약간의 변화가 없다면 그것이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고 믿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옐런은 비영리 연구단체인 '책임 있는 연방 예산위원회(CRFB)'의 이사회 멤버다.

CRFB는 지난 6월 미국의 국가 부채가 2050년에는 GDP 대비 220%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며 미래 세대에 부당한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 자유 무역은 옹호…트럼프 정책에 비판적

옐런은 재정 분야에서는 긴축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무역 분야에서는 자유 무역을 옹호하고 국제 교역 시스템을 장려할 것으로 기대된다.

옐런은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한 무역 전쟁을 이어받아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이끌어야 한다.

옐런은 세계화와 무역 자유화가 성장을 촉진했으며 전 세계 가난을 퇴치하는 데 일조했다고 믿고 있다. 다만 그녀는 이러한 글로벌화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대중영합주의를 촉진해 미국의 무역에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옐런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이 퇴보한 데 우려를 표명해왔으며 세계무역기구(WTO)를 지지해왔다.

지난 1월 개최된 전미경제학회(AEA) 학회장을 맡았던 옐런은 자유 무역과 이민 정책 등을 옹호하는 많은 세션을 이끌었으며 이러한 주제들은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상당 부분 배치된 것들이었다.

옐런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 무역 적자에 집중해 중국에 관세를 매기는 것을 비판해왔다. 이러한 관세 정책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안기고, 결국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또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높은 관세로만 남아 미국 제조업체에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5G나 인공지능 등 중국과 충돌하게 되는 난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고 비판했다.

옐런은 물론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나 국가 보조금 지급 문제, 주요 기술 분야에서의 경쟁 문제 등 실제 우려할 사항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 금융규제는 강화해야…기후변화 위험도 주목

옐런은 브루킹스 연구소에 몸담을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금융규제를 되돌리는 것을 우려해왔다.

올해 봄 옐런은 2008년 금융위기 때 연준이 은행들의 배당을 중단시키는 데 선제적으로 행동해야 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이는 위기 상황에서 당국이 은행 시스템 관리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옐런은 지난 4월 인터뷰에서 "우리는 당시 위기에서 너무나 많은 돈이 문밖으로 나가도록 내버려뒀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우리는 이것이 어디로 가는지 몰랐으며, 이는 정말로 꼬리 이벤트였으며 나라에 엄청난 위협이었다"고 말했다.

옐런의 이러한 발언이 나온 지 몇 달 뒤 연준 당국자들은 코로나19 위기를 고려해 은행들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 지급을 일시 중단시켰다.

옐런이 당시 걱정한 것은 은행뿐이 아니다. 그녀는 금융시스템 불안의 원인으로 머니마켓 뮤추얼펀드를 지목한 바 있다. 이후 연준은 뮤추얼펀드 시장에도 개입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운 바 있다.

옐런은 재무부 장관이 되면 금융위기 이후 금융안정 위험을 모니터링하는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를 이끌게 된다. 옐런은 이를 통해 그동안 우려해왔던 금융 분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타임스는 전망했다.

옐런은 연준을 관둔 이후 그동안 기후변화 위험에도 주목해왔다.

옐런은 기후변화 및 금융 관련 30인 실무그룹 의장을 맡고 있으며 해당 그룹은 올해 초 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정책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옐런은 보고서 발표 당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탄소 제로 시대로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 탄소 가격을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ys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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