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매일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역동적인 외환시장에서 오래 생존하는 방법은 단기적인 '대박'을 쫓는 것이 아니라 내가 틀렸다는 사실을 빨리 인정하고 투자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다."

국내 외환딜러들의 모임인 한국포렉스클럽에서 2020년 FX 스팟(이종통화) 부문 '올해의 딜러'로 선정된 박선화 NH농협은행 차장은 1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차장은 6년여간의 트레이딩 경험 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은 '내가 틀렸다' 혹은 '내가 맞을 것이다'는 두 생각 사이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손실이 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판단이 맞을 것이라는 생각에 기존의 뷰를 고수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빠르게 인정하는 쪽이 결국 이긴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통화시장이 어느 때보다 급격한 변동성을 보인 올 한해는 이종통화 딜러들에게 녹록지 않은 한 해였다.

박 차장은 시장의 큰 추세에 거스르지 않는 '관성의 법칙'에 따라 거래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변동성이 극심할 때, 시장의 큰 추세에 거슬러 포지션을 잡은 경우 짧은 조정에서 잠깐의 이익을 취할 수는 있지만 오래 버티기 힘들다"며 "이 경우 결국 쉽게 손절하게 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오르면 따라 사고, 내리면 따라 팔려고 노력했다"며 "흐름에 역행하는 딜은 하지 않으려 했다"고 강조했다.

냉정하고 철저한 분석과 판단, 또 손실이 발생하면 미련 없이 인정하고 미리 정해둔 손절 레벨을 지키는 것이 자신만의 딜링 원칙이자 노하우라고 전했다.

올 한해 글로벌 통화시장은 '달러화의 약세 전환'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했다.

코로나19는 그간 강달러의 주요 배경이었던 미국의 상대적 고성장과 고금리를 희석해 위기와 침체 국면에도 미국 달러화를 약세로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또 코로나19에 대한 성공적인 방역으로 위안화 블록 통화인 원화 및 대만달러 등이 강세를 보인 점, 코로나19라는 큰 난제에도 유럽연합(EU)이 공동회복 기금 합의를 이뤄내 유로화는 초강세를 보인 점 등을 올해 시장 트렌드로 진단했다.

내년 시장에서는 ▲글로벌 달러 약세 ▲위안화 강세 ▲유로화 강세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유럽이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빠른 속도로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유로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트코인도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급락 후 최근 전고점을 다시 넘어선 비트코인이 통화로서의 가치를 가지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박 차장은 "당장은 아니라도, 비트코인이 언젠가는 은행에서도 거래 가능한 통화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FX 딜러로서 생각해 볼 만한 주제"라고 말했다.

박 차장은 2004년 NH농협은행에 입행해 2014년도에 자금시장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거쳤다. 2015년 주니어 딜러로 외환딜링룸에 처음으로 합류한 후 현재까지 이종통화 딜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올해의 딜러 상은 NH농협은행 딜링룸을 대표해 받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트레이딩 전략을 응원해주신 김평태 부장님과 이우석 단장님, 이종통화 관련 딜링을 전적으로 믿고 맡겨주신 박상규 팀장님께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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