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가 늘어나면서 주식을 담보로 한 주식 담보대출도 크게 증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는 대출로 확보한 자금으로 옵션이나 리버스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곳으로 투자가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한 모습이다.

미국 네바다주의 브루스 번워스라는 한 엔지니어는 은퇴를 앞두고 재산의 상당 부분을 테슬라 옵션에 투자했다. 이후 그는 200만 달러가량을 벌어들였다. 번워스씨는 자신의 투자가 성공하자 최근 집을 팔아 테슬라 옵션을 더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 691%가량 올랐고, 연료전지업체 플러그 파워는 1천% 이상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수혜를 본 줌 비디오는 올해 451%, 모더나도 532% 급등하는 등 올해 상당수 주식이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조지타운 대학교의 제임스 엔젤 교수는 "주식시장이 현재 행복감에 도취해 있다"며 "많은 사람이 최근의 흐름에서 시장이 많이 올라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전에도 그랬듯이 이는 좋게 끝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금융산업규제당국(FIRA)에 따르면 11월 기준 주식담보 대출 규모는 7천221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식 담보대출의 급증은 2000년과 2008년 변동성 확대의 전조 신호였다는 점에서 이번 대출 증가 역시 위험한 신호일 수 있다고 저널은 경고했다.

투자자들은 추가 투자를 내기 위해 자신의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는다. 문제는 이러한 추가 투자가 예상과 달라질 경우다. 담보물의 가치가 특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마진콜이 발생하고, 이때 추가로 자금을 투입하지 못하면 담보물인 주식이 강제 처분된다. 이러한 과정은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높여 시장 혼란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많은 투자자가 주식 담보대출을 옵션거래나 레버리지 ETF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옵션거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옵션 클리어링 자료에 따르면 올해 옵션 거래량은 하루 평균 2천900만 계약으로 작년 대비 48% 증가했다.

옵션거래는 베팅이 맞으면 더 큰 이익을 얻지만, 베팅이 틀리면 더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올해 들어 레버리지 ETF도 크게 증가했다. 11월까지 올해 레버리지 ETF 투자액은 143억달러로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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