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국채금리의 상승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금리가 오르는 것은 경제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감 때문이지만, 예상보다 너무 빠르게 오를 경우 주식과 같은 자산 시장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344%로 5거래일 전의 1.157%에 비해 상승했으며 연초 0.9%에 비해서도 크게 올랐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배포와 그에 따른 경기 회복,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실제 작년 가을 미 국채금리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발표하자 크게 올랐으며 올해 1월 초에는 민주당이 상원 선거에서 2석을 추가해 과반 의석을 확보하자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크게 상승했다.

정부가 국채 발행을 통해 차입을 늘리면 국채 공급량이 늘어나고, 이는 가격을 떨어뜨리고 국채 금리를 끌어올린다.

금리 상승은 주식에는 부정적이다. 금리가 오르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은 금리 수준이 연준의 기준금리를 촉발할 수준은 아니라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때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코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브래드 맥밀런 수석 투자 책임자(CIO)는 "시장은 기본적으로 '만세, 팬데믹이 통제되고 경제가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에 따른 결과로 더 높은 금리를 보기 시작했으며 시장이 이를 처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지난주의 금리 상승은 특별한 촉매제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금리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지난주 S&P500지수는 한 주간 0.7% 하락했다. 지난 몇 년간 금리 인상에 가장 취약했던 기술주들이 하락한 것이 지수 전체를 끌어내렸다. 반면 금리가 오르면 수혜를 보는 은행주들은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차입금리가 상승해 기업들의 부담은 커지고 수익은 줄어든다.

또 금리가 상승하면 대체 투자를 원했던 주식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기대하고 주식에서 자금을 빼 채권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많은 투자자는 10년물 금리를 주식 가치를 평가할 때 할인율로 사용한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기업들의 기대 현금흐름은 금리가 오르면 가치가 줄어드는 식이다. 따라서 미래의 기대 수익에 주가가 올라간 많은 기술 기업들에 금리 상승은 위협이 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국 국채금리는 역사적 기준으로 보자면 매우 낮지만, 주가에 비해서는 더는 낮은 편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전 세계 기술주들의 12개월 포워드 주가수익비율은 일반적으로 10년물 국채금리를 최소 2.5%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그러나 BCA 리서치의 다발 조시 유럽 수석 투자 전략가는 금리 차가 최근에 이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며 초저금리로 정당화됐던 주식시장의 랠리가 이제는 비합리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물론 많은 전문가는 아직은 금리 상승을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금리 상승 자체가 경제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야누스 핸더슨 인베스터스의 매트 페론 리서치 디렉터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금리 인상의 긍정적인 면이 부정적인 면을 웃돈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많은 전문 주식 투자자들은 그들의 가치 모델에 더 높은 금리를 반영하기 시작했고, 대형 기술주들도 그들의 높은 주가를 정당화하는 수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론 디렉터는 다만 금리 상승은 투자자들의 자산 배분을 재고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팀도 작년 하반기에 경제 회복에 수혜를 보며, 금리 인상에 덜 취약한 특정 리테일 브랜드나 온라인 여행 사업과 같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채권시장이 주식에 위협이 되는 순간은 금리가 예상치 못한 수준으로 빠르게 오르는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애널리스트들은 연말까지 10년물 금리가 1.5%~2.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채권시장이 무질서한 매도세에 직면할 위험도 남아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정부 지출로 인플레이션이 촉발되는 상황이다.

시장 참가자들이 더 많은 채권을 흡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연준이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는 금리를 예상치 못한 수준까지 폭등시킬 위험이 있다.

ys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1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