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조 달러 규모 인프라 부양책에도 최근 달러-원 환율은 명확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위험 선호 심리와 달러화 강세, 금리 경계심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며 환율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달러-원 환율은 1,120원대 후반에서 무거운 흐름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1일(현지시간) 세계 2차대전 후 최대 규모인 2조 달러(약 2천260조 원)의 부양책을 발표했다.

간밤 뉴욕 주식 시장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넘어서는 등 뉴욕 주식시장도 환호했다. 코스피 역시 이날 1%대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도 위험 선호 심리를 반영해 하락했지만, 하단이 1,120원대 중반에서 막히는 분위기다.

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은 1,120원대 중후반~1,130원대 초반의 레인지에 갇힌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부양책 재료가 환율 하락뿐만 아니라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고, 여러 재료가 혼재돼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는 부양책과 증세 카드를 동시에 꺼냈다.

증세에 따라 주식 시장이 부담을 받을 여지가 상당하고, 또 부양책이 미국의 예외적인 성장으로 귀결될 경우 이는 다시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를 촉발할 수 있다.

또 위험 선호 심리에도 1,120원대 중반에서 결제 수요가 유입되며 달러-원 환율의 레인지를 공고하게 만들고 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바이든 정부가 재정을 활발히 쓴다는 것은 이미 시장이 알고 있는 요인이다"며 "결국 이에 대한 자금 조달은 증세와 국채 발행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는 달러 강세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달러-원 환율은 위험 선호와 달러화 지수 상승 사이에서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수급도 균형을 이루는 느낌이라, 계속 1,120원대 후반~1,130원대 초반 레인지에 갇힐 것 같다"고 말했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바이든 정부의 부양책은 워낙 장기라 당장 환시 영향을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물론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것은 원화에 긍정적인 요인이나, 달러화 지수가 오르고 있다는 인식에 원화 강세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수급상으로 1,125원 레벨에서는 비드(매수)가 받치고 있다"며 "환율이 레인지에 갇힌 느낌인데 월초 결제 요인이 사라지고 주식 시장 흐름에 따라 환율이 방향성을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밤 발표되는 미국의 3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시장에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규 고용은 100만 명 수준으로 늘어나 대폭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 은행의 외환딜러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3월 비농업 고용 지표다"며 "지표가 호조를 나타낼 경우, 달러화가 다시 급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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