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한화가 투자한 니콜라가 사기 의혹을 산 데 이어 SK가 지분을 보유한 플러그파워가 회계 오류를 지적받으면서 국내 대기업이 투자한 해외 신재생 에너지 기업들이 잇따라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논란 이후 니콜라와 플러그파워의 주가도 급락해, 투자 성과를 자랑했던 대기업들이 머쓱해지는 상황이다.

22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SK가 투자한 미국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 주가는 주당 26.50달러에 거래가 마감됐다.

플러그파워 주가는 지난 1월 SK㈜와 SK E&S가 각각 8천억원을 출자해 약 1조6천억원(15억달러)을 공동 투자하는 방식으로 지분 9.9%를 인수한다고 밝힌 후 같은 달 26일 75.49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난달 회계장부상 오류가 발견되며 급락했다.

플러그파워는 "연구개발(R&D) 비용 분류 등에서 회계 오류가 발견돼 2018~2019년과 2020년 4분기 재무제표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고 공시했다.

SK는 플러그파워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지분 일부를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플러그파워의 지분 가치가 내려앉으면서 SPC 지분 가치도 동반 하락할 확률이 높아졌다.

특히 플러그파워 주가가 SK의 취득원가인 주당 29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SK의 고민은 커진 상태다.

다만 회계 문제가 단순한 오류에 따른 것이며, 플러그파워가 올해 4억7천500만달러, 내년 7억5천만달러, 2024년 17억달러 등 기존에 제시한 매출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데 따라 주가가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

한화가 투자한 미국 수소트럭 회사 니콜라 역시 논란에 휩싸이며 급락하는 과정을 겪었다.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에너지는 그린 니콜라 홀딩스를 통해 니콜라에 5천만달러씩 총 1억달러(약 1천158억원)를 투자했다.

니콜라는 지난해 6월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한화가 보유한 지분 가치가 상장 초기 7배 이상 늘어 화제를 모았다.

니콜라 투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투자 결정 과정에서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공매도 전문기업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는 사기 업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뒤 주가가 내려앉았다.

전일 종가는 주당 11.77달러로 지난해 6월 9일 기록한 고점인 93.99달러에 비하면 8분의 1토막이 났다.

다만 한화그룹의 니콜라 주식 취득원가가 주당 4~5달러 수준인 것에 비하면 아직 평가차익을 낼 수 있는 수준이다.

니콜라에 투자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니콜라 투자를 위해 미국에 설립한 그린 니콜라 홀딩스는 보유한 니콜라 지분 절반에 대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그린 니콜라 홀딩스는 니콜라 지분 2천213만주(5.6%)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각을 마무리하면 보유 지분은 약 1천100만주로 줄어든다.

SK와 한화는 플러그파워나 니콜라에 대한 투자가 단순히 차익을 얻기 위한 지분투자가 아니며, 지분 매각 이후에도 공동 사업은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SK그룹과 플러그파워는 아시아 시장 공동 진출 전략을 구체화하고, 연내 아시아 합작법인(JV)을 설립할 계획이다.

아시아 JV는 2023년까지 연료전지, 수전해 설비 등 수소 사업 핵심 설비를 대량생산 할 수 있는 생산기지를 국내에 건설하고, 여기서 생산되는 설비의 공급 단가를 낮춰 국내 및 아시아 시장에 공급한다.

한화그룹 역시 이번 니콜라 지분 매각 추진이 미국 수소에너지 관련 새로운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분 매각 이후에도 한화와 니콜라의 전략적 협력관계는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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